부산지역 롯데백화점 매출 추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과거 쇼핑목록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김이나 김치에서 최근엔 점점 더 한국적이며 전통적인 요소가 가미된 다양한 한국산 품목들로 쇼핑목록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
다만, 예전에 비해 일본인 관광객의 식품구매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20% 가까이 늘어났는데, 이는 원전사고로 인한 자국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가까운 한국에서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즉석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완제품을 선호했다. 간편식 국내 요리 제품인 김치덮밥, 삼계탕, 떡볶이, 냉면 등은 1인 평균 3 ~ 4개씩 구입해 갈 정도였고, 그외 국내제조 커피믹스 제품과 과자류, 소주, 막걸리, 라면, 돌김도 쇼핑목록에 들어갔다.
특히, 제품의 제조국과 원산지 확인은 필수였고 동일제품의 경우, 중국산보다 가격이 2배가 비싸더라도 한국산을 선택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는 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본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95%이상을 차지하는 한성김치의 경우, 달콤하면서 매콤한 보쌈김치와 아삭하고 시원한 오이소박이, 총각김치 등이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그 중, 국내최초로 김치요리에 특허를 받은 한성의 롤 김치 3종, 즉, 깻잎 롤, 양배추 말이 롤, 미역 롤 김치는 작은 사이즈여서 매운 맛에 부담을 느꼈던 일본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뿐만아니라, 고추장ㆍ된장 및 200g, 500g 소포장 크기의 고춧가루, 즉석에서 참깨로 기름을 짜내 작은병에 담아 판매하는 고소한 국내산 참기름 역시 인기품목 중 하나였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식품매장 청과코너 김혁삼 코너장은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노란색 오리지널 참외는 일본인 쇼핑객들이 신기해하고 좋아했다”며, “과일진열대에 참외를 들어보이며 ‘가와이’, 시식후에는 감탄사를 쏟아냈고, 기념촬영은 물론, 선물용으로도 10 ~ 20개씩 낱개 포장을 해갈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인 토리모니, 더 페이스 샵, 더 샘 등도 인기였다. 하지만, 예전 선호했던 비비크림, 클렌징, 핸드크림, 마스크 팩에 이어 요즘은 한방라인, 주름ㆍ탄력 개선, 미백에 효과있는 기능성 기초라인 제품을 선호했다.
면세점과 차별화한 롯데백화점의 알뜰쇼핑 혜택도 놓치지 않았다. 10~30%의 할인과 샘플증정, 구매금액에 대한 Tax Free와 백화점 사은행사까지 반값구매에 가까운 알뜰 소비를 할 수 있는 백화점 쇼핑을 마음껏 누렸다.
일본인 관광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명품 브랜드 토리버치와 보테가 베네타 매장은 골든위크 연휴기간 일본인 쇼핑객이 30%이상 늘어나는 등 쇼핑객들로 넘쳐났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토리버치 하수민 샵매니저는 “일본인 쇼핑객은 마음에 드는 상품 을 바로 사가는 충동구매는 없었으며, 구매하려는 품목을 미리 정해 계획된 구매를 하는 알뜰 쇼핑객이 대부분이었다”며, “간혹, 부산명소나 주변 맛 집을 소개해주고 해당 장소에 동행해 주면 큰 감동을 받아 시즌에 맞춰 찾아오는 고정고객까지 생겨났다” 말했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