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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여곡절 끝에…9년 만에 문 연 ‘위안부 역사박물관’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기금 마련도 힘들었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도 많은 갈등이 있었다. 그렇게 꼬박 9년이 걸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굴곡진 역사를 기록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이 5일 문을 열었다. 아프지만 잊어선 안 될 위안부 역사를 기록한 국내 최초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자락에 터를 잡았다. 대지 규모 350여㎡의 지하 1층 지상 2층 단독주택을 개조한 박물관은 메인 전시실, 기획전시실, 자료실, 추모공간 등으로 꾸려졌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진과 영상, 20년간 전개된 정대협과 수요시위 활동 사진과 물품 등은 물론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분쟁지역 곳곳에서 자행된 성폭력 관련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박물관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기억 속 공간을 되살리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기억, 추모, 치유, 기록의 의미가 드러나도록 설계됐다.

건립 논의는 2003년부터 시작됐다. 위안부 할머니 17명이 2003년 12월 정부 생활지원금을 쪼개어 모은 주춧돌 기금으로 점화식을 한 후 여성계 등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2004년 박물관 건립위원회가 발족됐다.

기금 마련은 녹록치 않았다. 건립 비용 25억원 중 정부지원은 5억원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기업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며 후원을 거절했다. 이 때문에 건립비용은 오로지 ‘1만원 기부 릴레이 캠페인’ 등을 통한 시민들의 기부와 모금활동으로 모아졌다. 작은 정성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ㆍ일본ㆍ독일 등 해외 동포들의 정성도 모아졌다. 그동안 모금에 참여한 인원만 무려 20만명. 금액은 20억원에 달한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도 많은 갈등을 겪었다. 당초 박물관 부지는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 내부였다. 2005년 부지가 선정된 후 문화재청과 서울시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서울시로부터 2008년 10월 도시계획실시인가를 받았다. 세계여성의 날인 2009년 3월8일 첫 삽을 떴지만 광복회 등 독립유공자단체들이 ‘공원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 공사 진행이 중단됐다.

건립위는 지난해 8월14일 서대문 독립공원 부지를 보류하고 성미산 자락 현 부지를 매입한 후 박물관을 짓기로 했다.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명이라도 더 살아있을 때 위안부 범죄의 진실과 역사의 교훈을 담아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우여곡절 끝에 박물관은 성미산 자락에 우뚝 서게 됐다.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할머니들이 20여년 동안 정대협과 함께 여성인권운동가로 역사의 증언자로 활동해 오면서 우리사회에 뿌린 희망의 역사를 박물관에 담았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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