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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경선 파문 한가운데 선 ‘숨은 실세’ 이석기
유시민에 대표직 제안·당권파 지분 보장 요구하며 사태 봉합 시도
비례대표 사퇴 여론 비등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 파문의 정중앙에는 이석기 비례대표(2번) 당선자가 있다.

4ㆍ11 총선에서 대중에게 처음 얼굴을 드러낸 그는 하태경 새누리당 당선자가 “대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결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이라고 밝혀 처음 주목을 받을 정도로 무명이었다. 그러나 당내에서 그는 ‘경기동부연합의 숨겨진 핵심이자 실세’로 불린다. 이정희 공동 대표가 진보당의 ‘얼굴’이라면, 이 당선자는 ‘몸통’이라는 것이다.

비당권파는 이 당선자가 경선 1위를 기록한 배경에는 ‘종파 패권주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그가 27%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당권파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 당선자가 대표이사로 있던 CNP전략그룹은 진보당과 대학 노조가 주최하는 행사를 도맡아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익은 진보당의 핵심인 경기동부의 재원으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국어대 82학번인 이 당선자는 ‘민혁당 사건’으로 10년여의 수배 및 수감생활을 했다.

이 대표가 3일 “정치적ㆍ도의적으로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당선자가 물밑에서 이번 부정 경선 사태를 서둘려 봉합하려 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진보당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복수의 진보당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유시민 공동 대표를 찾아가 “당권(대표직)을 받아라. 대신 (당권파에게) 당 지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당권파는 이 대표의 사퇴를 수용하면서도, 이 당선자의 사퇴만은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석기 구하기’에 몰두한 당권파는 전날 진상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부정 경선 사례도 부정하고 있다. 당권파가 아닌, 비당권파의 부정ㆍ부실로 규정하는 등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도 ‘2차 진상조사’를 주문하며 비례대표 사퇴 등 수습책을 계속 미루고 있다. 윤금순 당선자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되, 이 당선자는 직책을 유지하는 선에서 이번 사안을 마무리하는 것이 당권파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여론은 이미 거스를 수 없을 것 같다. 윤 당선자 사퇴 직후 당 게시판에도 이 당선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그가 버티면 버틸수록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진보당의 생채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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