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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아진 한국, 달라진 CMIM
[마닐라(필리핀)=조동석 기자]“한국이 주장했던 방식이다.” (박재완) “득을 봐야한다고 생각하면 선진국이 아니다.” (김중수)

한국경제의 ‘투톱’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15차 ASEN+3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연석회의를 이렇게 평가했다.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보여줬다는 자평이다. 실제 회의에서도 우리 주장대로, 지역 금융안전망 처음으로 위기예방 프로그램이 도입됐다.

그동안 CMIM(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 체제)은 위기해결을 위한 사후적 지원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따라 위기 징후를 보이는 나라에 미리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CMIM의 근간이 된 CMI(치앙마이 이니셔티브)는 지난 2000년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탄생했다. 초기에는 통화스와프(맞교환)에 불과했으나, 2008년 800억달러 규모의 공동기금을 설립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박 장관은 “아주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변환될 수 있는 위기 예방 프로그램이 우리 주장대로 도입됐다. 자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 파고를 넘은 한국이 바라는 것은 역내 금융안정.

CMIM 기금 규모는 이번 회의를 통해 1200억달러에서 2400억달러로 늘어났다. 분담금은 중국과 일본이 각 384억달러로 가장 많고 한국이 192억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김 총재는 “한ㆍ중ㆍ일이 (분담금을) 내면서 득을 본다고 생각하면 이상하지 않나”라면서 “나한테 득이란 생각을 가지면 선진국이 아니다. 남을 도와주는 차원이 아니라 기회비용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선 재무장관 외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참여하면서 협의 채널이 두배로 늘어났다. 우리 주장을 관철시키기는커녕 공동선언문 채택조차 이전보다 쉽지 않았다.

박 장관은 “(김 총재의) 묵직하고 진중하고 간결하고 무게있는 발언이 (우리의 주장을 관철시키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특히 중앙은행 총재가 ASEAN+3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역내 감시기능 확충과 긴밀한 금융협력 등으로 지역금융안전망의 위기대응능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의 활약도 눈부셨다. 최 차관보는 국가 간 이견을 사전에 조율했고, 심각한 이견을 보이는 나라를 직접 방문하는 등 정지작업을 벌였다.

한ㆍ중ㆍ일 3국간 ‘국채투자 전(前) 정보공유’ 합의도 주요 성과다. 3국은 국채투자 틀(프레임워크ㆍFramework)을 마련하기로 합의하고, 실무진이 협의하기로 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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