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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공부가 요즘 너~무 재밌어”이 말 듣고 싶다면…
[우리아이 스마트 학습법] 7. 긍정적인 공부 마인드
성적 위주 교과중심 학습땐…쉽게 지치고 거부감만 극대화

아이가 지금 하고싶은 분야
관심·호기심 충족시켜줘야
흥미 커지고 성취감도 함께 향상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주부 김지숙(35) 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이 학습지 공부를 거부해서다. 학교에서는 글씨 쓰기, 읽기, 숫자 세기 등 진도를 잘 따라가는 등 학습능력도 나쁘지 않다. 집에 와서 숙제는 마지못해 하지만 학습지를 함께 공부하자고 말만 해도 딸은 심하게 거부한다. 김 씨는 “아무래도 너무 어렸을 때부터 해오던 학습지가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한 건 아닌지 걱정이다.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즐겁게 공부하기’란 참 쉽지 않다. 입시경쟁 속에서 힘들고 어렵게 공부를 한 한국 사회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공부는 ‘힘들고 어려운 것’ 또는 ‘참고 이겨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다. 아이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부모의 잘못된 학습 강요가 공부에 대한 아이들의 거부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아이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올바른 교육법이 필요하다.

▶공부의 시작은 ‘만족감’이다=두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연구 결과,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중간뇌인 감정뇌가 미치는 영향이 무척 크다. 이성적 능력인 인지능력만 뛰어나서는 공부를 잘해 낼 수 없다는 의미다. 우수한 기억력, 사고력 못지않게 공부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이거나 우호적이어야 공부가 잘된다.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즉 거부감이나 기피증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어도 공부가 잘되지 않는다. 설령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굳센 의지로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효율성이나 효과성은 극히 낮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만족감을 갖고 공부에 임한다면 훨씬 쉽게 공부할 수 있게 되고 효율성이나 효과성도 매우 높아진다. 공부를 어떤 마음상태에서 하느냐에 따라 힘들고 어려운 공부가 반대로 쉽고 재미난 공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공부를 잘한 학생들은 힘들고 어려운 공부를 참고 이겨낸 것이 아니라 거부감 없이 즐겁고 재미있게 만족감을 느끼면서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공부에 대한 감정, 즉 마음이 열려 있어야 공부도 머리와 마음 속으로 스며들 수 있다.  

▶흥미와 재미를 맛본 공부 경험, 많을수록 좋다=한 순간이라도 ‘공부가 할 만하다’ ‘공부가 참 재밌다’고 느끼는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성취감은 다음번 학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을 공부하는 경우에는 성취감이 높다 보니 흥미와 재미를 많이 느낀다. 재미를 많이 느끼니 성적이 덜 나오는 과목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 공부하는 시간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공부할 때 기분이 좋은 과목을 더 많이 공부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과목은 덜 공부하게 된다. 지적을 하기 전까진 아이 자신도 이런 모습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성적과 연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부 자체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되면 공부가 달라진다. 일시적으로 성적이 하락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곧 회복한다. 흥미와 재미가 강력한 공부의 동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당장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공부를 즐겁고 재미있게 한 경험이 많을수록 원하는 진학을 할 가능성도 자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 이러한 흥미를 교과 공부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관심과 호기심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면 좋다. 좋은 성적만을 목표로 의무적으로 공부하게 한다면 되레 공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나 기피증이 생겨날 수 있다. 재미를 느낀 상태에서 공부할 때 효율성과 효과성은 자연히 높아지게 돼 있다.

▶‘한국식 공부’를 버려라=아이의 ‘재미있는 공부’를 원한다면 ‘한국식 공부’를 버려야 한다. ‘한국식 공부’는 교과 성적이 중심이 되는 공부를 의미한다. 공부를 통해 자신의 관심과 호기심이 충족돼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좋은 성적을 강요하는 ‘한국식 공부’는 그런 과정이 빠진 탓에 재미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초등 저학년 때부터 교과공부 중심으로 공부하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이의 사고력과 창의성은 물론 원만한 학습능력의 향상까지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공부의 ‘질’이 아닌 ‘양’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도 ‘한국식 공부’의 병폐 중 하나다. 성적 경쟁에서 우위에 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한국식 공부는 애초에 적정량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남보다 앞설 때까지 조금 더 공부해야 하는 무한공부다. 지치고 지겨워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공부 노동자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 중 아이의 공부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면서 습관을 바로잡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아이의 공부 습관이 불만이라면 우선 공부에 대한 아이의 감정적인 거부감부터 먼저 치유해야 한다. 아이가 공부에서 만족감, 유쾌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 스스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부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가 원하는 공부와 아이가 원하는 공부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공동기획=비상교육공부연구소
도움말=박재원 비상교육공부연구소장

<박수진 기자>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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