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양규기자］우리나라 은퇴자들은 연간 경조사비로 116만원을 쓰고 있으며, 80%이상이 비용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4일 50∼70대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은퇴 이후 경조사비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 후 연간 결혼식에 11.2회, 장례식에 5.1회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축의금으로 1회당 7만원, 부의금으로는 1회당 7만 3000원을 지출했다.

특히 경조사비에 대한 부담 정도를 묻는 질문에 ‘크게 부담된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26%였고, ‘약간 부담된다’가 57%에 달해 10명 중 8명 정도가 비용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 ‘별로 부담되지 않는다’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16%,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에 불과했다.

경조사비에 대한 적정금액에 대해서는 축의금은 5만 6000원, 부의금은 5만 7000원이었고, 경조사비 지출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계절적 특징 탓에 봄과 가을에 체감 경조비 부담이 훨씬 컸다.

경조사비 액수를 결정짓는 기준은 ‘친분 정도’가 46%, ‘과거 받은 금액’ 42%였다. 반면 ‘현재 생활수준에 맞게’란 응답은 2%에 그쳐 대다수가 개인 형편에 비해 무리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후소득이 부족해도 경조사비를 줄이지 않겠다는 응답은 43%였고, 줄이겠다는 응답도 46%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아예 경조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11%나 됐다.

아울러 우리나라 경조사 문화에 대해 63%가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으며,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가족ㆍ친척 중심의 간소화’ 67%, ‘본인 경제적 수준 맞춰 축소’ 21%, ‘받지 않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 8%, ‘지속적인 경조문화 개선’ 4%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직장 은퇴자들의 경조사비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라며 “그럼에도 친분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관습에 경제적 부담이 커도 무리한 비용을 경조사에 지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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