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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 달리는 차도 멈추게 한다
첨단 텔레매틱스 서비스 관심 고조…휴대폰으로 자동차 원격조종‘007 본드카’꿈 아닌 현실로
신형 싼타페 ‘블루링크’ K9 ‘유보’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사용
원격시동·주차확인·도난추적까지
사고땐 구난센터로 접속도 가능

1996년 GM ‘온스타’1세대 텔레매틱스
2007년 포드 ‘싱크’스마트폰 최초 활용

국내선 2000년 대우차 ‘드림넷’개발
현대차 ‘아톰’ ‘모젠’선보이며 가세


설마(?) 하는 마음에 서둘러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다. 수십대의 신형 싼타페 속에서 시승차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아이폰에 깔려 있는 블루링크 애플리케이션에서 경적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자 멀리서 싼타페DM(4륜 모델) 한 대가 우리를 불렀다. 역시 시동이 걸려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에어컨도 켜져 있었다. 현대차가 이번 3세대 싼타페에서 처음으로 적용했다는 블루링크는 이처럼 원격시동, 온도조절, 도어제어, 주차위치 확인까지 가능했다. 스마트폰이 없는 고객은 전화로 동일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에 첫 적용한 ‘블루링크’, 기아차가 K9을 통해 선보인 ‘유보(UVO)’ 등 최근 첨단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벌써부터 영화 007 시리즈 18번째 작품 ‘네버 다이(Tomorrow Never Diesㆍ1997년)’처럼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시대가 성큼 찾아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텔레매틱스는 그렇게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이미 GM은 ‘온스타’를, 포드는 ‘싱크’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서비스인데다 IT가 차량을 제어하고, 서비스센터로 각종 정보가 집중됨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에도 신경을 서야 한다는 점이다. 

▶다 되는 블루링크, 달리는 차도 멈추게 해= 이번 신형 싼타페에 들어간 블루링크는 ▷스마트 컨트롤 ▷세이프티 ▷카 케어 ▷인포 ▷어시스트 등 총 5가지 영역 16개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스마트 컨트롤은 말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블루링크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마치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다. 원격시동 및 공조(에어컨ㆍ히터 작동), 원격 문열림, 주차위치 확인, 목적지 전송(스마트폰 및 PC에서 지도 전송) 등이 가능하다.

세이프티는 사고로 에어백이 터졌을 때 자동으로 블루링크 긴급구난센터로 접수가 되는 서비스. 각종 긴급상황에서도 SOS 버튼을 길게 누르면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차량 도난 시 도난 차의 위치 및 주행경로도 실시간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솔린 차의 경우 필요 시 주행 중인 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게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카 케어는 차량진단, 정기점검, 소모품 관리, 연비 절약 주행 등을 도와준다. 원격으로 차량 상태가 어떤지 알려주고 정비소 길안내, 정비 예약이 가능하다. 매달 지정된 날짜에 차량의 이상 유무를 점검해 이메일로 전송해주기도 한다. 인포는 차 안을 달리는 와이파이존으로 만들어주고, 차량 단말기에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해 네이버와 이미 제휴를 마쳤다.

어시스트는 차량 내부 스피커로 상담원 또는 ARS로 연결, 각종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상담원은 목적지를 설정해주거나 운전자 대신 전화를 걸어주는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유기원 현대차 글로벌TMS추진2팀 과장은 “사전계약 결과를 보면 고객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텔레매틱스, 별도 비용 불구하고 확산될 듯=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자동차 브랜드의 차별화 요소로, 해외에선 1996년 GM이 ‘온스타’를 도입하면서 상용화했다. 온스타는 차량 내부에 별도의 무선 모뎀을 달아 중앙상황실과 연결되는 방식을 썼다.

반면 2007년부터 ‘싱크’를 선보인 포드는 운전자의 스마트폰을 활용했다. 최근에는 미리 설정한 일정에 따라 차량이 알아서 그날 기온에 맞춰 히터나 에어컨을 작동하거나, 집에서 듣던 음악과 뉴스를 차에서 이어 들을 수 있도록 클라우드 방식까지 도입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한 음성인식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도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 도요타 역시 ‘세이프티 커넥트’라는 이름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닛산도 중형 세단에 음성으로 편의장치를 구동하는 닛산커넥트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국내에선 옛 대우자동차가 2000년 드림넷을 선보이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이듬해 3월에는 현대차가 차량 내장형 텔레매틱스 ‘아톰’의 상용화 서비스에 나섰으며, 2003년부터는 중형차 이상급에서 ‘모젠’이라는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KT와의 협력을 통해 ‘블루링크’를, 기아차가 SK텔레콤의 지원으로 ‘UVO’를 개발했다.

이와 관련, KT 3G 통신망으로 현대차의 텔레매틱틱스 서비스를 이용 중인 차량은 현재 5만여대로 파악되고 있으며, 향후 매년 10만여대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앞으로도 중형 이상 신차 전 차종에 옵션 등의 형태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별도의 비용이 드는 선택 사항이다. 블루링크도 스마트 컨트롤, 세이프티, 카 케어 등 3가지 기본 서비스를 2년간 무료로 제공한 뒤 월정액제로 유료 전환되며, 인포 및 어시스트 등 부가 서비스는 추가 유료 가입이 필요하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료가 드는 서비스인 만큼 일부는 유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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