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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사고·정체 고민 끝… ‘꿈의 스마트카’ 가 온다
방통위 스마트카 지원 주파수 배분
도로 앞 대형사고 알려주고
우회도로·최단코스 안내
주요 고속도로 기지국 설치
웨이브 통신기술 본격화


시속 110㎞의 속도로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A씨. 그는 핸들 옆에 달려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전방 900m에 대형 교통 사고가 난 것을 알 수 있었다. 뒤이어 올라온 우회도로와 목적지로 가는 최단 코스 정보를 보고 핸들을 국도 방향으로 돌렸다. 1시간 쯤 지나 교차로에 진입하자 이번에는 보행자가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하마터면 사고를 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A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3시간 쯤 지나자 오전에 스마트폰 앱이 알려 준 날씨와 달리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앞 차와 안전거리를 확보하라는 알림 메시지가 도착했다.

속도를 늦추고 1시간 쯤 가니, 이번에는 500m 전방에 공사 표지판과 800m 전방에 쓰러진 나무가 있다는 정보가 올라왔다. 긴 운전에 밀려오는 졸음에 잠시 차선을 벗어나자 곧바로 주행선을 이탈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가는 동안 만난 궂은 날씨와 밀리는 길에도 불구하고 A는 예상보다 빨리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두 웨이브(WAVE) 통신칩을 활용한 스마트 자동차 기술 덕택이었다.


과거 서해대교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교통 참사나 비, 눈 오는 날의 짜증나는 교통 정체도 이 기술 하나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내는 매달 내는 자동차 보험료 부담도 크게 덜 수 있다. 모두 향후 2~3년 내에 도래할 차세대 스마트카 기술인 웨이브 통신 기술이 일상에 가져올 변화들이다.

정부가 올 하반기 안에 5.9㎓ 대역의 주파수 할당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기술의 서비스 상용화 작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정부는 하이패스, 차량충돌방지 등 기존의 스마트카 서비스에서 교차로 사고예방, 차량 도난 방지, 안전주행지원 등 새로운 스마트 자동차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공공기관과 민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웨이브 기술을 지원하는 주파수 배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말 방송용 주파수와의 간섭 분석 결과 방송차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를 도출해 주파수 분배 작업은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차량간 통신으로 불리는 웨이브 기술은 최대 이동속도 200㎞/h, 최대 통신 거리 1000m, 통신지연시간 100msec을 자랑한다. 이 기술은 버스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지자체의 BIS서비스, 경찰청의 도시교통정보시스템(UTIS) 서비스는 물론 현대차의 ‘모젠(MOZEN)’, 기아차의 ’UVO’, SK텔레콤의 ‘MIV’, ‘T-맵’ 등 교통정보나 길 안내, 차량 진단, 생활정보, 이메일 송ㆍ수신 등을 지원하는 기존의 텔레매틱스서비스보다 한 차원 진화된 스마트카 서비스로 평가된다.

기존 기술들은 차량과 노변 기지국 간(V2I)의 통신을 기반으로 이동 중인 차량에 교통 정보와 운행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운전자가 고속으로 차를 운전할 때는 신속한 정보를 전달받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웨이브 기반의 통신서비스는 고속 주행 중에도 인터넷 접속과 차량 간 신속한 정보의 전달이 가능해 운전 중 벌어지는 다양한 돌발 응급 상황에 대응하기가 용이하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차량과 차량 간 돌발경고 ▷차량 인프라 간 돌발경고 ▷교차로 보행자 경고 ▷신호 위반 경고 ▷전자 교통 표지판 ▷주행로 이탈 경고 ▷긴급 차량 우선 경고 등에 활용돼 교통사고를 줄이고 ▷가변속도 제어 ▷우회도로 정보 제공 ▷스마트 톨링(요금징수) 등으로 탄소 절감을 유도, 녹색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2010년 웨이브 통신 모뎀칩과 단말기가 개발됐으며 정부는 주파수 배분을 시작으로 앞으로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 1㎞ 구간마다 웨이브 기지국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여주에 웨이브 기지국 6개를 설치해 시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UNEX, 후지쯔반도체 앤 오토톡스 등에서 웨이브 통신 모뎀칩을 개발 중이며 일부 업체는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NEC유럽, 덴소 아메리카 등에서 웨이브 통신 모뎀칩을 응용한 단말기와 기지국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유럽은 이미 5.8㎓ 대역의 주파수 배분을 지난 2004년과 2008년에 끝냈으며 일본은 700㎒ 대역에서 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3년부터 웨이브 통신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의 차량 탑재를 법제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국토해양부 주도로 오는 2014년께 웨이브 서비스 검증과 기술 검증 시험을 거쳐 오는 2015년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상현 기자>
/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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