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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촛불, 2008 과 달라진 이유는…임박한 대선이 MB를 살리다(?)
4년만에 촛불이 다시 켜졌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주최측 추산 5000명과 경찰추산 1500명 등 참가자 집계에서의 큰 차이가 나는 것은 4년전과 다름없지만, 사회적 관심과 집회열기는 분명 ‘대통령 탄핵’까지 부르짖던 그 때만 못하다. ‘광우병’이란 주제의 ‘참신함(?)’이 떨어진 까닭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권 말이란 정치상황이다. 시위보다 더 효과적인 선거라는 합법적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되레 청와대를 돕는 모양세다.

2008년 당시에는 모든 정치 및 사회 이슈를 광우병 관련 촛불시위가 삼키는 국면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재탕’이 된 광우병보다는 정권 말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측근들의 의혹이 국민들의 시선을 더 잡아끌고 있다. 촛불이 정치를 달구는 게 아니라, 정치가 촛불을 삼키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12월 어차피 차기정권을 선택해야하는 정치상황은 청와대를 짓누르는 압력을 덜어주는 절묘한 장치다. 정치권으로서도 굳이 청와대를 더 압박해 정국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데 보다는 어떻게 차기정권을 가져오느냐에 골몰할 수 밖에 없다.

물론 2008년 한나라당이 친이가 주류였던 때와 달리 친박이 당권을 장악한 마당에 여권으로부터도 어느정도 공세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전당대회와 12월 대선을 앞둔 박근혜 비대위원장 입장에서 보수권 결집을 이뤄야하는데, 청와대와 극한 대립각을 세우기 어렵다.

이는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박 위원장이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우리끼리 갈등하고 정쟁하면서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다면 또다시 지지해 달라고 부탁드릴 자격도 없고 정권 재창출도 못한다”고 강조한 데서 드러난다.

특히 박 위원장은 이번 정권 내내 청와대와 거리를 둔 덕분에 야권이 ‘정권심판론’의 빌미를 잡기도 쉽지 않다.

야권의 경우에도 2008년에는 대선과 총선의 잇단 패배 후 혼란을 촛불정국이 다잡아줬다. 하지만 지금은 야권 내 당권 및 대권도전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광우병에 대한 집중력 있는 대응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에 대한 압박보다는 12월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끌어낼 방안에 더 골몰하는 모습이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당권을 둘러싼 내홍과 당내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며 촛불정국을 주도할만한 동력이 없다.

한편 2일 촛불시위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예의주시는 하고 있지만 특별히 입장을 발표할만한 것은 없다. 다만 광우병과 관련해 국민들이 잘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 믿는다는 정도의 분위기다”라고 귀띔했다. 청와대의 또다른 고위관계자도 “광우병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도가 4년전과 다르다. 정부도 4년전의 경험이 있다.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게끔 최대한 노력하고 소통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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