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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이너 카스텔바작 “‘패션 한류’는 10대들이 만들고 있다”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지난달 27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레이디 가가의 콘서트 무대는 하나의 거대한 성(城)이었다. 그녀가 2시간여를 종횡무진 누빈 이 중세 시대 성은 프랑스 디자이너 장 샤를 드 카스텔바작의 아이디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가가의 아시아 투어 의상을 디자인하며 화제가 됐지만, 가가는 “가장 사랑하는 디자이너”로 늘 카스텔바작을 꼽곤 했다. 카스텔바작은 가가를 위해 동심을 가득담은 녹색 개구리 의상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팝아트, 만화, 군복, 록, 동물, 문학 등 모든 분야를 접목해 기상천외하고 독특한 옷을 디자인해온 카스텔바작을 최근 서울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카스텔바작 아카이브 전시회’를 위해 방한했다.

“1990년대 한국 거리는 온통 검은색이었다. 그런데 지난 일주일간 발견한 한국 젊은이들의 패션은 거의 완벽했다. 매우 놀랍고 또 흥분된다.”

전시회 개막보다 일주일 이르게 입국한 카스텔바작은 드라마 ‘사랑비’에 깜짝 출연한 것을 빼고는 대부분 홍대, 이대, 연대 등 대학교가 밀집한 신촌에서 보냈다. 젊은 세대와의 교감을 중요시 여기는 카스텔바작은 어느 나라를 가든지 우선 대학가 구경부터 한다. 한때 ‘모방’의 대명사였던 한국 패션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느꼈다. 


카스텔바작은 “특히, 10대들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전 세계적인 ‘한류’열풍 속 ‘패션 한류’는 아마도 이들의 ‘패션혁명’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 능숙한 이들이 전 세계 패션흐름을 빠르게 흡수하고 또 독창적으로 응용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패션 ‘예술가’에 가까웠던 그가 10대들의 ‘거리 패션’에 주목하게 된 것에는 199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기독 청년의 날’ 예술감독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교황과 500명의 주교, 또 5000명의 신부와 수만명의 청년이 모였다. 그 자리에서 방향을 정했다. 단 한 명의 교황이 아닌 수만의 청년을 위한 옷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카스텔바작은 “10~20대는 그 자체로 완성돼 있으며 존중받아야 한다. ‘패션 한류’를 이끌 젊은 세대와 호흡하고 싶다. 유럽, 미국의 패션쇼에서 곧 그들을 만나길 고대한다”고 한국 패션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pdm@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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