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놓은 삼성SDI에 대해 각 증권사들이 30일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2차 전지 호조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데다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합병이 결정되면서 지분가치가 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주가가 모멘텀에 비해 저평가라는 것도 매력을 더한다는 분석이다.
삼성SDI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3800억원과 영업이익 6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4%와 11% 늘어났다. 순이익은 1120억원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 및 2차 전지 각형 제품의 판매 둔화로 매출액은 전분기에 비해선 줄었으나, 뉴 아이패드 등에 납품하는 폴리머 전지 판매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부의 생산을 줄이면서 실적을 잡아먹었던 태양전지 부문의 적자가 131억원 정도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삼성SDI의 자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지분 가치가 확고해졌다는 점”이라며 “2분기 삼성전자 갤럭시S3 출시와 PC 수요가 늘어나면서 2차 전지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고 2분기 후 PDP 감가상각 종료에 따른 수익 개선 확정으로 이익 모멘텀도 있다”면서 ‘절대 저평가’ 상태로 분석했다.
이에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10% 가까이 올려잡아 20만원 안팎으로 안착시켰다. 교보증권은 삼성 SDI의 목표주가를 종전보다 10.5% 올린 21만원으로 상향했고, 신영증권도 2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삼성증권 역시 17만원에서 19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도 목표가를 2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하나대투증권은 목표가는 유지했으나 23만원으로 다른 증권사 대비 높은 수준을 제시했다.
다만 합병으로 인한 지분 가치 상승 규모는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합병된 삼성디스플레이 내 LCD 사업 수익성의 회복 여부가 지분법 이익으로 챙길 수 있는 규모에 대한 변수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전제로 당초 SMD의 지분 가치를 3조1400억원으로 산정한 바 있으나 최근 삼성전자가 합병비율을 정하면서 SMD의 공정가치를 4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를 원용하되, 지분 가치 평가 기준의 모호함을 근거로 35% 할인율을 적용했다”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16만5000원에서 18만원으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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