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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아랍에미리트와 음주
2010년 기준 아랍에미리트(UAE) 총 인구는 800만명을 넘어섰다. 그 가운데 UAE 국적자를 제외한 외국인이 전체의 약 80%가 넘는다. 그런데 이 많은 외국인 거주자들이 UAE의 문화와 관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UAE 내무부가 지난 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거주 외국인 10명 중 7명이 UAE 문화, 법규에 대해 무지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안겨줬다.

UAE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로부터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원전수주이후 UAE와 한국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많은 기업인들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여타 아랍국가에 비해 상당히 개방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UAE에서 방문객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많다. 음식이나 복장에도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많으나 술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슬람을 믿는 중동의 아랍국가들은 술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UAE는 관대한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규제가 있다.

먼저, 입국시 주류반입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 아예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사우디 아라비아나 카타르와 같은 인근의 중동 국가와 비교해 볼 때 매우 관대한 편이다. 초과 반입을 하게 되면 보세창고에 임시로 맡겼다가 출국할 때 찾아가도록 안내 받는다.

둘째, 음주는 주류허가를 받은 호텔이나 식당에서만 가능하다. 여타 다른 곳에서 음주는 허용되지 않는다. 5성급 호텔이라도 술을 팔지 않는 호텔에서는 음주를 할 수 없다. 해변, 공원 등 야외의 공공장소에서 음주는 당연히 불법이다. 회식문화가 보편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녁때 술자리를 자주 갖지만 UAE에서는 쉽지 않다. 게다가 비용도 서너배 더 든다. 음주 후 거리로 나와 취한 모습을 보일 경우 경찰에 연행될 수 있다.

셋째, 주류 구입은 허가증이 있어야 가능하다. UAE 공항면세점 외에도 주류를 판매하는 곳이 몇군데 있는데, 주류구입허가증이 있어야 살 수 있다. 신청자의 월 소득에 따라 구입한도액이 정해지고, 이 한도액의 20% 정도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한다. 가끔 한도를 초과해서 술을 구입한 경우 불심검문에 걸리면 술값에 상응한 벌금을 내야한다.

넷째, 음주운전은 전에는 눈감아 줬으나 이젠 안통한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음주측정기를 수입하여 단속을 늘렸다. 지난 연말에는 혈중알콜농도 535ml/dl로 음주운전한 어느 아시아인이 징역 6개월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음주운전은 바로 감옥행이다.

제한된 범위 내이긴 하나 중동국가에서 이처럼 외국인에게 음주를 허용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외국인에게는 허용되지만 당연히 UAE 자국민에게는 철저히 금지된다. 우리가 마시는 소주의 기원이 아라비아의 ‘아락주’라고 하는데, 이슬람 시대 이전에는 중동사람들도 대단한 애주가였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더운 지방에서의 음주 폐해가 심각해 예언자 모하메드가 이를 금지한 것이 아닐까 싶다.

두바이무역관 박태화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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