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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전 촛불이 악몽... 靑 “곤혹스럽다”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청와대가 4년전 촛불집회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광우병과 관련한 차가운 국민여론이 ‘최시중-박영준’ 등 최측근 권력형 비리와 맞물리면서 자칫 이 대통령의 민생행보(?)에까지 치명상을 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촛불집회로 시작해서 촛불집회로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 시민사회 단체들이 다음달 2일 광우병 촛불집회를 예고하면서 청와대의 입장은 “곤혹스럽다”로 점철되고 있다. 게다가 ‘과장광고’ ‘국민을 상대로 한 거짓 약속’ 등의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어 마땅한 대응 카드를 내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청와대의 고민을 더욱 깊게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4년전 촛불집회를 보더라도 광우병은 어디로 튈 지 몰라 곤혹스럽다”며 “아직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는 보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도 “2008년 광화문 광장이 한 눈에 보이는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오늘은 얼마나 많이 모였나’하며 뜬눈으로 날 밤을 지새울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며 이번 촛불집회가 자칫 4년전 당시를 재현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특히 4년전 ‘수입중단 조치 약속’과 대국민 광고가 당시 상황에 쫓겨 과장된 부분이 있다는 사실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서둘러 내놓은 약속이 자칫 더 큰 부메랑이 돼 임기말 청와대를 더욱 옥죌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에서는 6년만에 발생한 미국 젖소의 광우병과 관련, 정부의 초기 대응이 미덥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관계자는 “어제 아침에 사안이 터졌을 때 단계별로 착착 진행을 했으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검역중단 검토 등등 애기해 놓아 국민들 눈높이는 저만치 갔는데 액션은 그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촛불집회’에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4년전 악몽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인 지난 2008년 5월 ‘미친 소’로 시작된 촛불집회는 정국을 휘잡아 사실상 국정운영이 ‘올 스톱’ 상태에 놓였다. 정부는 부랴부랴 총리 담화에 국민건강을 우선한다는 요지의 광고까지 실었지만 한번 불 붙기 시작한 촛불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대통령 참모들은 공공연히 “이 정부 들어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정권 초기 촛불집회에 가로막혀 국정운영의 키를 잃었다”고 말할 정도로 ‘촛불’에 심한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

한편, SNS(소셜네트워크) 등에선 ‘수미쌍관법. 촛불집회로 시작해서 촛불집회로 끝나는 정부로 역사에 기록되겠군요. 언젠가는 국민들의 촛불하나가 그대들의 심장에 박힐 날이 올것입니다’(@woong815) ‘광우병 쇠고기 수입중단을 요구하는 촛불항쟁 시즌2가 시작됩니다! 5월 2일 촛불항쟁 4주년 기념일에 드디어 시작됩니다. 최대한 모여봅시다’(seojuho) 등의 글들로 들끓고 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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