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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졌다하면…靑 ‘이상득 노이로제’
최시중·박영준과 더불어…파이시티 리스트에도 등장

사실 판명땐 핵폭탄급 충격…他정권말 친인척 비리로

레임덕 넘어 뇌사상태 초래, 곤혹스런 靑 침묵만…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26일 새벽 무려 14시간 30분간의 마라톤 검찰조사를 받고 나서면서 “내가 아니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해야 할 과제가 많은데 짐을 얹어준 것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앞서 “대통령 머리도 복잡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복잡한 머리’와 ‘해야 할 과제’ 속에는 언제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통설이다. 최 전 위원장의 고백(?)처럼 가장 무거운 짐은 이 의원이다. 이 의원은 줄곧 청와대 주변을 따라다니는 ‘살아있는 유령’으로 일종의 트라우마(trauma)로 통한다.

파이시티 브로커 이동율 씨(구속)의 비망록엔 이 의원의 이름이 여러번에 걸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망록에는 브로커 이 씨가 지난 2007~2008년 최 전 위원장,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각각 수십여 차례 만난 것 외에도 이 의원과도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이 일시, 장소와 함께 적혀 있다고 한다.

이 씨의 비망록에 이름을 올린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가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몸통’으로 통한다. 이 대통령과 최 전 위원장, 박 전 차장을 연결하는 고리에는 이 의원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최 전 위원장과는 대학 동기생이고, 박 전 차장은 11년간 이 의원의 보좌관으로 헌신(?)했다. 이들 3인방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주역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 의원 이름마저 나왔으니…”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만약 이 의원이 ‘파이시티’라는 권력형 비리에 엮일 경우, 이 대통령은 레임덕을 넘어서 사실상 완전한 ‘뇌사상태’에 빠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의원은 정권초기부터 구설수에 오르며 비난의 표적이 됐다. “모든 일은 형님 통하면 된다”는 의미로 ‘만사형통’(萬事兄通)으로 불렸다. ‘영일(포항) 대군’ ‘상왕(上王)’ 이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급기야 2009년 8월엔 정치 불개입을 선언하고 자원외교에만 전념한다며 세계 유랑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후에도 프라임저축은행 사태, SLS 정관계 로비,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 공천헌금 관련 건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렸다. 이 와중에 최측근인 박배수 보좌관이 이국철 SLS 회장 등에게서 1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도 강요(?) 당하기도 했다. 검찰의 무거운 그림자가 이 의원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친인척의 비리는 치명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의 친형 건평씨로 인해, 그리고 멀리는 김영삼 정부 당시 아들 현철씨, 김대중 정부는 홍걸ㆍ홍업씨로 인해 정권말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했다. 그 ‘무서운 악연’이 되풀이되는 불편한 진실 앞에 청와대는 또다시 ‘무거운 침묵’에 빠져 들고 있다.


<한석희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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