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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선·돈 얽힌 측근비리세트…MB집권말 ‘YS+DJ 종합판’
MB 정권의 집권 말 권력 누수가 심상치 않다. “문 닫고 나가는 날까지 묵묵히 일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는 개국공신들의 비참한 말로 앞에 되돌림 없는 메아리가 되고 있다. 특히 MB 정권의 권력 누수는 ‘비선(秘線)’과 ‘돈(金)’의 종합세트라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아들 현철 씨가 국정을 농단한 김영삼 정부, 각종 게이트로 침몰했던 김대중 정부를 합쳐놓은 ‘YS·DJ종합판’이라는 것이다. 

민간인 불법 사찰로 곤욕을 겪고 있는 이 대통령으로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검은 뒷거래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전망이다. 25일 검찰에 소환된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는 어디로 튈지 장담하기 어렵다. 당장 2007년 대선자금까지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대선자금이 법정 한도를 훨씬 넘은 500억원 이상 쓰였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2007년 대선 당시 MB 캠프 6인회 멤버 중 한 명은 “기존 대선에서는 대통령이 돈을 수수해 나눠주는 식이어서 나중에 대통령이나 후보가 문제가 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내 돈으로 쓴다”고 말해 대선자금의 실체에 대한 의혹을 키우기도 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검찰은 이 돈이 들어오고 나간 과정, 2007년 대선자금 전체에 대해 낱낱이 수사해야 한다”며 대정부 공세에 고삐를 죄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말 한 마디가 되레 의혹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무거운 침묵’으로 검찰의 칼끝이 비켜가길 기대하는 눈치다.

최 전 위원장이 가져온 정권 말 레임덕은 권력과 돈의 부정한 공생이 가져온 말로라는 점에서 김대중 정권을 떠올리게 한다. 김대중 정권은 임기 말 ‘진승현 게이트’와 ‘최규선 게이트’ 앞에 무너졌다. 김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권노갑 의원이 구속됐고, 급기야 홍걸ㆍ홍업 두 아들도 모두 비리로 영어의 신세가 됐다.

이 대통령의 개국공신 중 ‘왕차관’으로 불리며 모든 의혹에서 무사히(?) 빠져나갔던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끝내 민간인 불법 사찰에 관여한 혐의로 출국 금지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장은 ‘파이시티’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특히 4ㆍ11 총선의 최대 이슈로 등장했던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은 비선 보고 등 상식이 통하지 않는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이영호 청와대 전 고용노사비서관이 주무르면서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당시 ‘소통령’으로 불리던 김현철 씨가 ‘한보 사태’로 구속된 것도 모두 비선에 의한 조직 운영이 가져온 비참한 말로다. 이로 인해 김 전 대통령은 사실상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했고, 이로 인한 리더십 부재는 ‘IMF 사태’를 가져오는 파국으로 끝났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더럽히는 꼴”이라며 “불법 사찰 파문이 불거진 것도 모두 미꾸라지 한 마리가 설쳐서 나온 게 아니냐”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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