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여배우 폭로 “회장님 성접대 비일비재”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대기업 회장과 장관급 인사가 룸살롱에서 신인 여자 연예인들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문건이 보도된 가운데 한 여성 연기자의 ‘연예계 접대’ 현실에 대한 증언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이 여배우에 따르면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기업 회장이나 유력인사로부터 술자리나 스폰서를 제의받고 있으며 실제로 그 자리에서 ‘성적 착취’를 당하고 있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25일 방송에서는 20대 초반의 3년차 여성 연기자와의 대화를 통해 연예계에 암암리에 뿌리내린 유력인사 성접대 현실을 폭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배우는 자신을 20대 초반의 배우라고 소개하며 “실제로 접대나 술자리 제안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이 같은 일은 비일비재하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전하는 것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이 여배우는 모 기업 회장과의 저녁식사 자리에 ‘인사만 하고 오라’는 부름을 받고 약속 장소로 나간 적이 있다고 했다. 여배우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에는 식사 정도만 하면 되는 자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막상 나가보니 저녁식사는 술자리로 이어지고 허벅지를 만지는 등의 스킨십까지 오갔다고 한다.

이 같은 자리는 신인 연기자뿐 아니라 연예인지망생들에겐 수없이 찾아온다고 했다. 특히 이 여배우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재현 CJ그룹회장이 고급 룸살롱에서 여자 연예인들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보도에 대해 “이 같은 사례는 너무 자주 들어온 얘기”라면서 연예계엔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매니저들 사이에 있다 보면 우리 회사에 연기자 애가 어떻게 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연기자나 연예인 지만생들은 그 자리에 가자마자 권력이 있는 그 사람들의 무릎에 다짜고짜 앉는다고 얘기들까지 오고갈 정도”라면서 연예계의 현실을 증언했다.

접대를 가져야 하는 대상은 기업의 회장이나 정계 유력인사만은 아니었다. 방송국 관계자도 포함된다.

특히 이 여배우는 한 방송국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는 스폰서 소개 제의까지 받았다고 한다. “방송국 관계자를 만났더니 허리 사이즈와 엉덩이 사이즈를 묻더니 스폰서 개념의 얘기들을 했다”면서 심지어 이 관계자는 “(스폰서를) 소개해 줄 테니 뒤돌아서 화장실을 한번 갔다 와라. 뒤태를 봐야겠다”는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단순한 식사자리에서 여자 연예인들이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캐스팅을 빌미로 그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으며 심지어 PD 등을 사칭해 잠자리를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도 이 여배우의 증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스폰서를 통해 집이나 차를 얻고 품위유지비를 받는데 수입이 변변치 않은 무명이나 신인연기자들의 경우 “품위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9년에 작성된 여성연예인 인권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여성연예인 중 60.2%는 술시중을 포함한 성접대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는 답변이 나와 상당한 숫자의 여성연예인이 이 현실에 순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성적인 농담이나 몸이나 외모에 대한 평가, 언어적 성희롱은 60% 이상이 경험해본 것으로 조사됐다. 거기다 성추행 경험도 무려 31.5%로 나타났고, 성관계를 요구받은 경험은 21.5%, 성폭행의 피해를 입었다는 경험도 6.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한편 ‘장자연리스트’로 불리며 연예계 성접대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신인 여배우 고 장자연 사건이 마무리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예기획사 대표의 성폭행 사건이 불거지며 연예계가 뒤숭숭해진 가운데 최근에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재현 CJ그룹회장이 고급 룸살롱에서 여자 연예인들에게 향응을 받았다는 문건이 보도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대해 CJ그룹은 물론 곽승준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한 상황이다.

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