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지난 19일 트래블메이트 공식 트위터에 ‘진에어 작명에 대한 제멋대로 상상’이란 제목으로 대한항공 계열 저가항공사인 진에어가 한진그룹의 ‘진’을 따서 만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임원회의에서 ‘진에어’니까 승무원은 청바지를 입히자고 결정한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온 데서 시작됐다.
이에 앞서 트래블메이트는 “진에어는 이름처럼 승무원 복장이 블루진과 티셔츠.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이나 티셔츠가 민망한 건 사실”이라며 “탑승해 앉아있으면 승무원이 다른 승객 짐을 올려주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티셔츠가 짧아 배꼽구경을 많이 하게 됨”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문제는 이같은 내용을 확인한 조 상무가 ‘비즈니스 에티켓’을 거론하며 트래블메이트 측에 진에어 이름과 관련된 발언들을 지워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
하지만 삭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글이 사라지지 않자 조 상무는 “본사로 대한항공 법무실에서 공식 편지가 가야 지워줄 것이냐”며 “문제의 트윗을 지울 때까지 계속 답글을 보내겠다”, “빨리 지울수록 대한항공과의 관계가 오래 간다” 등 해당 트윗을 삭제해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이에 트래블메이트 측이 공식 트위터를 통해 “여러 사람이 트윗을 하는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해당 글을 삭제해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어 올라온 “저희 글로 진에어 여러분께 상처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라는 글이 조 상무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서 논란은 더욱 심화됐다.
“진에어가 ‘상처’받았다는 말이 기분나쁘다”며 조 상무가 이 트윗 역시 삭제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
이에 김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귀하의 당사 트위터 내용에 대한 항의 및 사과 요구는 들어줄 의사가 없다”며 “이 정도 내용으로 민형사상 책임 운운하는 것에 실망스러울 따름”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김 대표는 23일 “지난 주 대한항공 상무님께서 우리 회사의 트위터 내용을 보고선 바로 삭제하고 공식사과를 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며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공식 공문을 전달받은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트위터 글도 대기업 비위에 거슬리면 소송 당하는 세상”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표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조 상무는 “대표님 회사 트위터 내용은 명예훼손 감이었다”고 못박았다.
그러자 김 대표는 다시 한 번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비방이나 명예훼손도 아니고 단순한 의견표현 정도를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고 소송 운운하는 건 대기업의 태도로서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조 상무를 비판했다.
한편, 조 상무와 김 대표의 언쟁을 지켜본 트위터리안들은 “이제 진에어나 대한항공 트윗을 함부로 할 수 있겠나. 회장 따님이신 상무님이 마구 명예훼손 한다며 공문 보낼 거 아니냐”(@han****), “‘진에어 유니폼이 너무 짧아서 배꼽 보여 민망하다’는 트윗을 쓰면 대한항공 상무로부터 명예훼손 당한다”(@smoke****), “하여간 대기업이 쪼잔하긴 더하다. 자기 식구만 챙긴다. 니들이 돼먹지 않게 법 운운하는 건 폭력이다. 이러면 나도 고소하려나?”(@kor_news****) 등 대체로 조 상무의 발언이 경솔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는 “조 상무가 처음부터 공문 운운한 것도 아니고 날짜를 보면 5일 동안 벌어진 일이다. 기업계정으로 타 기업 가지고 농친 걸 소소히 지워달라 한 수준엔서 점점 일이 커진 건 아무리 봐도 조 상무 탓은 아니다”(@nagisa****), “반 기업정서 때문에 마녀사냥 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진에어 만큼 섹스어필 안 하는 유니폼이 어딨다고. 그 흔한 치마도 안 입히고 바지 입히는 항공산데”(@sjh****) 등 조 상무를 옹호하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두고 “또 한 번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어디까지 공적인 공간으로 보아야 하는가 판단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mino****)고 평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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