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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폐인들, 뉴 아이패드 사려고 대전에서 올라오고, 새벽까지 기다렸다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이 많은 사람들을 좀 보세요. 이 사람들이 한두 개씩만 사도 오늘 풀린 물량 금방 동이 날 걸요. 그러니 아침잠도 안 자고 일찍 나와서 기다려야 얼른 뉴 아이패드를 살 수 있지 않겠어요?”

20일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중구 명동 프리스비 매장(애플 체험형 스토어). 판매는 7시부터 시작됐지만 사람들은 일찍부터 나와 수백 미터 길이의 줄을 만들며 뉴 아이패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줄은 프리스비 매장을 시작으로 십여 개 건물을 빙 돌아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 인원이 500여 명에 육박했다는 공지가 나오기도 했다.

앞쪽에 줄을 선 사람들은 지난 밤부터 줄곧 기다렸는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새벽 찬 공기를 가리기 위해 두툼한 담요를 두르고 있는 커플들, 말끔한 수트 차림으로 출근 전 구매하려는 직장인들, 삼삼오오 모여 졸린 눈을 비벼가며 잡담을 나누는 대학생들 모두 지친 모습 뒤로 설레는 표정을 감추진 못했다. 


7시 정각이 되어 매장 문이 열리자 직원들이 환호성과 함께 뛰어나오며 밤새 기다린 사람들을 맞이했다. 순간 명동 일대 흘렀던 정적을 깨고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오면서 뉴 아이패드의 첫 출시를 알렸다.

아이패드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도 아니고, 그새 다양한 기종의 태블릿과 넓은 화면의 스마트폰, ‘반값’ 가격의 제품까지 출시됐지만, 적어도 새벽부터 나와 기다린 사람들에겐 뉴 아이패드는 이들과 비교를 거부하는 태블릿이었다. 특히 1년 전 나온 아이패드2 가격이 내려갔지만, 이들은 뉴 아이패드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써본 경험에서 축적된 ‘친숙함’에서 뉴 아이패드를 선택했다. 김필제(31ㆍ직장인)씨는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 구매한 뒤 이번에 중고로 판 뒤 새로운 아이패드를 구매하려고 나왔다. 아이폰도 같이 쓰고 있는데 iOS(운영체제)에 익숙해져있고 다양하게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어 애플 제품을 계속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현(24ㆍ대학생)씨도 “아이폰을 잃어버린 뒤 삼성 갤럭시폰을 쓰고 있는데 아무래도 운영체제가 달라 불편한 것 같다. 갤럭시는 통화기능으로 쓰고 뉴 아이패드로는 대학 수업 관련 자료 수집 등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뉴 아이패드란? 지난해 4월 아이패드2가 출시된 후 1년간의 공백을 깨고 등장한 뉴 아이패드는 누군가의 아침잠을 뺏고 연인과의 2주년 선물이 되는, 단순 태블릿 이상의 제품이었다. 사진은 명동 프리스비 매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

최초 아이패드가 나왔을 때 그냥 갖고 있는 것 만으로도 누군가에게 ‘부러움’을 안겨준다는 점은 지금도 유효했다. 명동 프리스비 매장 뉴 아이패드 최초 구매자인 임재영(27ㆍ대학생)씨는 “친구들이 아이패드 쓰는 거 보고 매우 부러웠는데 빨리 사기 위해 어제 대전에서 올라와 밤 10시부터 기다렸다, 이번 뉴 아이패드는 카메라 기능이 크게 향상돼 여행 다니면서 사진 찍을 때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용성’을 강조하며 아이패드의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박석산(61ㆍ교수)씨는 “교회에서 찬송가 악보나 성경책을 보는 데 아이패드만한 제품이 없다. 콘텐츠도 풍부하고 이번에 화질도 크게 좋아져 뉴 아이패드를 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출시 전 국내에서 LTE 지원이 안 되고, 아이패드2에 비해 무거워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큰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표현명 KT 사장이 직접 구매자들을 반겼던 광화문 올레스퀘어를 찾은 한수연(30ㆍ직장인)씨는 “LTE로 못 쓰는 게 아쉽지만 와이파이로도 충분히 쓸 수 있고, 몇십 g 차이로 휴대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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