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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걸음질 치는 대한민국 건강
더 살찌고…폭음은 늘고…잘 걷지도 않고
2011 지역건강통계 분석
월간음주율 4년만에 최고
10명중 2명 週2회이상 음주
걷기실천율 크게 떨어져
고도비만 비율도 급상승
흡연율만 낮아져 긍정적



‘①김정일 사망 ②안철수 바람 ③한ㆍ미 FTA 비준 ④K-팝 열풍 ⑤삼성-애플 특허전 ⑥반값등록금 시위ㆍ복지 논쟁 ⑦저축은행 영업정지 ⑧우면산 산사태 ⑨무역 1조달러 돌파 ⑩종편 졸속개국’

이는 헤럴드경제가 2011년을 정리하면서 선정한 ‘올해의 국내 10대 뉴스’다. 다이내믹 코리아답게 연중 다사다난했다. 내용 면에서는 웃음보다는 안타까움과 찡그림이 많았다. 특히 연말에는 유럽발 재정위기 속에 절전을 이유로 크리스마스 트리, 캐럴마저 자치를 감췄다. 침울한 분위기 일색이었다.

다사다난이 주는 스트레스와 우울한 연말 분위기는 결국 국민 건강 악화로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253개 지방자치단체 22만7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지역건강통계조사’ 결과, 국민 건강이 전년보다 상당히 나빠진 모습을 보였다. 그것도 4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2008년 주가지표에서도 잘 나타나듯 4년 전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적인 스트레스가 높은 한 해였다. ▶관련기사 3면

120억원의 국고가 투입된 이번 조사는 국민 건강과 관련한 10개 영역 198개 지표를 산출, 대한민국 건강지도를 만들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4개 지표를 살펴보면 줄줄이 악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흡연율만 감소세를 지속하며 체면을 지켰다.

먼저 술집을 찾는 횟수가 상당히 늘었다. 지난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사람의 비율인 ‘월간 음주율’이 58.2%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로 4년 전보다 4.1%포인트나 높아졌다. 고위험 음주율도 덩달아 18.2%를 기록하며, 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고위험 음주율은 매주 2회 이상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시는 비율이다. 술을 마시는 사람 10명 중에 2명이 위험할 정도로 술을 마신 셈이다.

운동도 게을리 했다. 2008년 50.6%에 이르던 ‘걷기 실천율’이 지난해에는 41.7%로 떨어졌다. 걷기 실천율은 1주일 동안 1회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의 비율이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하루에 30분 이상 걸을 여유도 없었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비만율도 높아졌다. 비만율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체질량지수란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데 20 이하면 정상, 23~30은 비만, 4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된다. 이런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이 지난해 23.3%에 이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건강 지표가 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복지부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연간 1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는 건강증진사업에서 흡연율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한 것은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복지부는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여건에 맞는 건강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예산 배분방식을 ‘포괄보조금’ 방식으로 바꾸는 대책을 내놓았다. 보조금 지급 성과가 나지 않는 지자체와 성과가 나는 지자체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차등화하겠다는 뜻이다.

뒤늦은 대책이지만, 4년간 지속되고 있는 흡연ㆍ음주 등에서 동북지역은 높고 서남지역은 낮게 나타나는 ‘동북高 서남低’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효과도 없는 사업에 5년 넘게 엄청난 혈세가 투입되는 것을 두고볼 국민은 더 이상 없다.

<박도제 기자>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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