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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봐 왓슨! 옆에 있는 친구는 생각해봤나
마스터스 챔프 버바 왓슨 함께 라운드한 패자 배려 안해 구설수…美 골프닷컴 ‘스포츠맨십’ 이슈화 큰 반향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메달별 만족도를 살펴보면 금메달, 동메달, 은메달 순이라고 한다.

금메달은 정상에 올랐으니 당연히 기쁘고, 동메달은 비록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메달을 걸 자격을 따냈다는 것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져도 은메달’이 보장돼 있는 결승에서 패한 선수는 마치 세상을 잃은 듯 아쉬워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1인자로 가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2인자, 준우승, 은메달리스트는 상실감이 크다. 그런 선수를 이긴 선수가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면?

이달 초 열렸던 미 PGA(남자프로골프)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한 버바 왓슨이 자신에게 패한 루이스 우스튀젠(남아공)의 아픔을 외면한 것은 승자의 아량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국의 골프 전문 사이트 골프닷컴은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스포츠맨십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당시 왓슨은 우스튀젠보다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었고, 투 퍼트로 파를 기록해 보기를 범한 우스튀젠을 제치고 우승했다.

왓슨은 우승한 직후 캐디와 뜨거운 포옹을 하며 우승을 기뻐했고, 이어 어머니 몰리 왓슨과도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옆에서 아쉬움에 얼굴을 감싸쥐고 있던 우스튀젠에게 눈길을 돌린 것은 한참 뒤였다. 왓슨의 스포츠맨십이 거론되는 이유다. 똑같은 목표를 향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벌인 상대, 그리고 패자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5시간이 넘도록 함께한 경쟁자에 대한 예의라는 측면에서 왓슨의 세리머니는 우스튀젠을 따뜻하게 포옹해준 뒤에 해도 된다는 것이다.

만약 반대 입장이었다면 왓슨 역시 기분이 유쾌할 리 없었을 것이다. 어깨를 두드리고, 악수를 건네며 “훌륭한 게임이었다”고 한 마디 건네는 것이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은가. 기쁜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캐디나 어머니는 조금 더 기다린다고 기쁨이 반감될 리 없다.

물론 ‘승리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패자에게 악수를 건네고 격려하는 것’이라는 규정은 골프룰북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골프뿐만이 아니라 어떤 종목에서나 패자에 대한 격려와 존경심을 잊어선 안 된다. 기쁨에 겨워 순간적으로 그런 여유가 없을 수도 있기에 왓슨이 악의적인 선수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세심하지 못했다는 비난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90분간 온몸을 부딪치며 싸운 축구 선수들도 끝나면 악수를 먼저 나누고, 매 라운드 피 튀는 경기를 한 복싱 선수도 끝나면 패자를 위로한다. 홈런을 친 야구 선수는 그라운드를 도는 동안 상대 투수를 고려해 지나친 세리머니는 자제한다. 하물며, 평생 한 번 입기도 어려운 그린재킷을 눈앞에서 놓친 선수라면 더욱 따뜻한 격려를 건넸어야 옳을 일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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