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시청률이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지만 애초부터 시청률 생각하지 않았어요. 길지 않은 인생인데 즐겁고 행복한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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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구 정동 헤럴드경제 본사에서 만난 오만석은 전국 시청률 2%대의 ‘남심여심’에 출연한 이유를 이렇게 ‘쿨하게’ 정리했다.
오만석은 공연계에선 이미 재치있는 진행 솜씨로 정평이 나 있었다. ‘더뮤지컬어워즈’에서 3년 연속 사회를 맡았으며, 2009년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MC석에 섰다.
“안 그래도 정준하 형이 절 보고 ‘진행병’이 있다고 해요. ‘왜 그렇게 진행을 하냐’고….”
노조 파업 여파로 ‘일밤’ 대신 투입된 ‘남심여심’은 정준하 브라이언 강동호 등 남자 MC와 신봉선 정선희 윤정희 최송현 등 여자 MC가 요리와 축구 등 남녀의 서로 다른 취미를 바꿔서 체험하며 차이를 이해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존속이 아슬아슬한 가운데서도 오만석은 예능 적응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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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만석 씨, 너무 요리에만 집중하지 말고, 장난도 치고 해’라고요. 정말 열심히 했는데,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었던 거죠. 재미꺼리를 찾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선 아직 많이 부족하죠.”
지난 15일 방송분량 녹화 때는 벌칙을 받던 중 촬영이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편집돼 방송에 나오진 않았지만, 매운 짬뽕을 한꺼번에 들이키는 바람에 오만석은 우유 1ℓ와 제산제까지 먹고 바닥에 누워 있어야 했다.
“국물 대충 떠먹으면 될 일을 벌칙조차 다큐멘터리로 찍은 거죠. 가슴이 멎는 듯 고통스러웠어요. 가학적이라고 방송도 못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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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서 대중을 향한 호감도나 이미지를 먼저 생각했다면 애초 출연조차 꺼렸을 일이다.
전국 시청률 4%대에서 끝난 ‘강철본색’ 출연 동기도 마찬가지. ‘즐거움 추구’다. 한준서 감독과 박지숙 작가, 배우 손현주 고명환과는 지난해 드라마스페셜 ‘특별수사대 MSS’에 이은 두 번째 만남으로, 팀워크가 좋다. 평소 수사물을 좋아하는데다 최근작 ‘난폭한 로맨스’에서 진중한 ‘진동수’ 역보다는 밝고 장난끼 있는 ‘철기’가 제 성격에 가까워 편했다.
“밖에서 보면 ‘미니시리즈 주인공 못하니까 단막극 주연하는구나’ 할 수도 있는데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고 무엇보다 현장이 무척 즐거워요. 개런티를 훨씬 적게 받는 데도 손현주 형님은 먼저 전화해서 출연을 자청하고, 다들 행복해해요. 우리끼리는 후속작에서도 뭉치길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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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석은 1999년 연극 ‘파우스트’로 데뷔해 2000년 첫 주연작인 연극 ‘이(爾)’에서 ‘공길’역으로 그 해 연극협회 신인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 2004년 영화 ‘라이어’ 등 뮤지컬과 영화로도 보폭을 넓힌 그는 2006년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본 KBS 박만영 PD의 눈에 들어 그 해 드라마 ‘포도밭 그사나이’에서 일약 주연을 따내며 큰 인기를 누렸다.
한국예술종합대학교 1기 출신.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교과서에 실린 희곡 ‘토끼의 재판’에서 ‘나그네’ 역을 맡아 읽었는데, 교사와 녹음실 기사로부터 칭찬을 받은 게 밀알이 돼 중학교 시절 교회 성극 활동과 고등학교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며 줄곧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이전엔 ‘도전하는 거에 인색하지 말자. 그리고 내려다보지 말자. 올려다보는 사람이 되자’는 연기관이 있었는데 이젠 좀 오그라들더라고요. 그래도 변하지 않은 건 있지요. 스스로 즐겁게 하자는 거죠.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행복한 사람이란 걸 늘 떠올리지요.”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