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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찌 ‘사랑비’ 장근석때문?,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드라마 ‘가을동화’, ‘겨울연가’를 만든 윤석호 감독과 오수연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화제를 모았고, 장근석-윤아의 주인공 캐스팅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초반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더니, 급기야 ‘월화극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KBS2 ‘사랑비’의 이야기다.

4월 18일 시청률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사랑비’의 시청률은 소폭 상승했다. 지난 17일 방송이 기록한 5.0%보다 1.4%포인트 오른 것.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여온 터라 이 같은 성과는 한층 의미를 더한다.

시청률 상승 요인으로는 장근석-윤아의 러브라인 급물살과 정진영-이미숙의 재회로 인한 애틋함을 꼽을 수 있다. 우선 풋풋했던 대학시절을 지나 어느덧 중년이 돼 다시 만난 이미숙(김윤희 역)과 정진영(서인하 역)의 애절한 포옹과 뜨거운 눈물은 중장년 시청자들에게 은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감동을 전하기 충분했다.

아울러 장근석(서준 역)과 윤아(정하나 역) 역시 빠르게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특히 장근석은 윤아를 향한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 다음주 예고를 통해서는 두 사람이 입맞춤을 하는 모습까지 공개돼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이처럼 ‘사랑비’는 8회를 맞이해 윤석호 감독 특유의 그림 같은 영상미와 중견배우의 출중한 연기력, 그리고 톡톡 튀는 젊은 세대의 사랑이야기가 조화를 이뤄 시청률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바로 장근석의 어디선가 본 듯한 연기. 그는 극중 29세 포토그래퍼 서준 역을 맡았다. 서준은 세상에 둘도 없는 오로지 자신만 아는 ‘왕자병’을 지녔다. 남의 시선 따윈 아랑 곳 하지 않는 인물로, 아무데서나 직설적이고 누구에게나 무차별적으로 독설을 내뱉는다.

특히 사람들이 그에게 붙여준 캐치프레이즈는 ‘3초 만에 꼬신다’로, 어떠한 이성이든지 빠른 시간 안에 제압할 수 있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자다. 그래서 타인에게 함부로 대하고 남의 상처는 신경 쓰지 않는다. 하나를 처음 만났을 때 역시 그랬다. 휴대전화를 찾으러 온 그를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다.

이후 일본에서의 일들이 발단이 돼 준은 하나에게 묘한 감정이 생기고 급기야 “좋아하는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게 된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앞서 장근석이 주연한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매리는 외박중’의 캐릭터와 오버랩 된다.

물론 캐릭터상 성격과 자라온 환경이 일정 부분 비슷할 수는 있으나, 전혀 다른 인물인 만큼 좀 더 개성을 표현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장근석의 연기는 일부 전작의 캐릭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면연기를 중시여기는 윤석호감독 스타일과도 상충된다.

일부에서는 한류스타로 각광받는 그가 진정한 스타로 거듭나기위해서는 연기력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뭔가 산만하고 기분이 다운되는 것 같다. 지루함이 느껴졌다”, “준의 대사에 힘이 없는 것 같다. 70년대 인하일 때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매력적이었으나, 지금은 ‘좋다’는 고백을 해도 뭔가 부족하다”, “다음 드라마에서는 장근석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 등 아쉬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 70년대 인하 역을 맡았을 때의 장근석은 일부 “생소하다”는 의견을 제외하고는 “신선하다” “새로운 발견” 등 호평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진한 메이크업과 화려한 옷, 헤어스타일의 포토그래퍼의 모습은 어딘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것처럼 익숙하다. 극의 몰입도와 재미를 높이기 위해서는 ‘틀에 박힌 캐릭터’라 할지라도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랑비’는 지난 8회를 기점으로 중년의 사랑과 시작하는 연인의 풋풋한 설렘이 본격화 됐다. 4人4色 두 가지 사랑이 펼쳐질 예정인 가운데 윤아에게 솔직한 고백을 전한 장근석이 2012년 디지털 시대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새로운 무언가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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