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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르난데스 결국 다국적 에너지기업 YPF 국유화 추진..스페인 격렬 반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자국 내 최대 다국적 에너지 기업 YPF를 국유화하겠다고 발표해 국제 경제ㆍ외교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나라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YPF의 최대주주는 스페인 석유회사 렙솔(Repsol)로, 아르헨티나는 렙솔이 갖고 있는 주식을 강제로 몰수하고, YPF 지분 51%를 국가 소유로 하는 법안을 이날 의회에 제출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 주부터 예고됐던 것으로, 스페인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지만,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어떤 위협에도 답하지 않을 것이고, 날선 비판에도 꿈쩍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이 나라의 수장이지 깡패가 아니다”고 대중연설을 한 사실을 전하며 아르헨티나 정부의 YPF 국유화 방침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 “YPF는 에너지 분야에 적절한 투자를 하는 데 실패한 탓에 지난해 연료 수입으로 90억 달러 이상을 정부가 부담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로 YPF의 주가는 뉴욕시장에서 21%나 급락했으며, 아르헨티나 유가증권시장에선 2.4% 하락한 뒤 거래 정지됐다.
FT에 따르면 YPF의 국유화는 러시아의 석유기업 유코스가 2000년대 초반 국유화된 이후 자원산업 분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취득키로 한 YPF 주식 51%의 시장 가격은 50억달러에 달한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 2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긴급법령을 통해 즉시 국가 소유로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YPF를 둘러싼 법률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스페인이 발끈하고 나섰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17일 남미국가 정상들과 만나 아르헨티나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요청할 예정이다. 마리아 돌로레스 집권 국민당(PP) 대변인은 “스페인은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며,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지원도 확신한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지난 주 아르헨티나 정부가 YPF에 개입하면, 스페인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며 아르헨티나는 국제사회의 ‘왕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도 아르헨티나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이 나라의 에너지 자급률을 떨어뜨리고, 연료 수입 규모를 부풀린 주범은 에너지 가격을 국제 수준 이하로 맞춘 잘못된 정책 탓이라는 지적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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