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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켓 포커판에 올인했다가 파산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제1비서가 ‘로켓 포커판’에서 올인했다가 파산(?)했다.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강성대국 선포’와 동일시 하려던 야심찬 로켓 축포는 공중에서 산산조각 났다. 여기다 자신에게 우호적인 중국마저 등을 돌리는 등 국제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됐고, 주민들을 1년은 족히 먹여살릴 식량이라는 판돈 마저 모두 날렸다.

북한은 지난 13일 전례를 깨고 최고인민회의에 맞춰 ‘광명성 3호’를 ’쏘아 올렸다. 당 3권을 모두 장악한 김 제1비서의 국방위원장 취임에 맞춘 시계였다. 하지만 북한은 이례적으로 발사 뒤 4시간 20여분만에 발사 실패를 시인했다.

‘광명성 3호=강성대국 진입’이라는 당초의 계산이 어긋난 순간이다. 북한 매체들은 ‘광명성 3호’ 발사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과 ‘강성국가 선포’를 결부시켜 북한 전역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 15일 북한 이벤트 주간의 하이라트인 ‘태양절’에 당초 예상했던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지 못한 것만 봐도 이번 로켓 발사 실패가 북한 지도부에 남긴 상처를 짐작하게 한다.

인민 선전용으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로켓 카드가 공염불이 된 셈이다. ‘위성 발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우리나라는 군사강국, 경제강국”이란 희망을 심어주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무엇보다 ‘당대표자회→최고인민회의→로켓 발사→태양절’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에대해 “로켓 발사 실패로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가 심리적인 위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지도부내에서 책임소재를 따지는 작업이 조용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번 로켓 발사가 가져온 대외적인 손실은 더욱 크다.

우선 국제사회에 ‘위험한 존재’로 자리매김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던 시도도 무위에 그친 채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만 됐다. 북한이 지난 15일 태양절 열병식에서 직경 2m, 길이 18m 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서둘러 공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제1비서는 로켓 발사 강생으로 국제사회의 고립도 자초했다. 당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6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의장성명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오랜 맹방인 중국마저 대북 의장성명 작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김 제1비서의 ‘위험한 도박’은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의 식량이라는 판돈마저 모두 날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에서 “북한이 이번 발사에 쓴 직접 비용만 해도 무려 8억5000만달러로 추정되고 있다”며 “미사일 한 번 쏘는 돈이면 북한의 6년 치 식량 부족분, 옥수수 250만t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미사일 발사로 지난 2월 29일 북ㆍ미합의를 파기함으로써 영양지원 24만톤도 받을 수 없게 됐다”면서 “북한 주민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는 주민들의 식량을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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