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 12일 오후 3시 20분께 대천공원 호수 수심 5m 지점에서 실종자 문 모(21) 씨의 시신을 인양해 1차 부검 결과 한 쪽 폐가 확장되어 있고, 십이지장까지 물이 들어차 있는 것을 들어 사인을 ‘익사’로 판명했다.
문 씨의 시신이 발견된 대천공원 호수는 1.3m 높이의 펜스로 둘러싸여 있어 성인 남자도 한 번에 뛰어넘기 힘든 높이다.
이 펜스를 넘은 뒤에도 시신이 발견된 곳은 수심 5~6m 지점까지 더 걸어들어가야 하므로 문 씨가 호수가를 돌던 중 발을 헛디뎌 익사했을 실족 가능성은 높지 않다.
타살의 혐의점도 찾기 힘들다.
타인에 의해 목을 졸린 사체 눈에서 나타나는 일혈점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별다른 외상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신이 발견된 당시 문 씨의 옷차림은 실종전 그대로 남아 있었고, 이어폰도 귀에 얌전히 꽂혀 있었다. 격렬한 저항이나 몸부림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따라 자살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으나 문 씨가 사망 전 최근 다이어리에 기록한 고민거리는 간호사를 꿈꾸던 문 씨가 재수까지 하고도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점, 시험을 앞두고 감기몸살을 앓고 있었다는 점, 학교 인근 원룸으로 독립하고 싶어했다는 점 정도 뿐이다.
또 도서관 현관 CC(폐쇄회로)TV에 문 씨가 메시지를 주고 받는 장면이 포착됐으나 ‘몸 컨디션이 좋지 않다’ ‘16일부터 중간고사인데 점수를 잘 받아야 편입학이 유리할텐데’ 등이 그녀가 보낸 최종 메시지 내용이다.
문 씨가 어머니와 종종 언쟁을 벌이기는 했지만 평범한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언쟁이었으며 문 씨의 가정은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수준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이같은 여러 의혹에 관한 정확한 증거나 정황이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운동 중이던 문 씨를 누군가 펜스 안으로 밀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고 현장 인근을 수사 중에 있지만 최근 비가 내려 펜스 등의 지문 채취가 불가능해 수사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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