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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이가 현금으로…마술같은 ‘블랙머니’ 사기
백지에 약품에 묻히니 위폐
약품구입 명목 사기범 검거

검은색에 하얀색 가루같은 게 감도는 종이. 하지만 이 종이를 비커에 담긴 특별한 약품에 넣었다 빼면 검은색이 사라지면서 100달러짜리 지폐가 된다. 마술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사기를 치는 속칭 ‘블랙머니’사기가 늘고 있다.

실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3일 리비아 전직 장관 아들을 사칭해 한국에 들여온 ‘블랙머니’ 50만 달러를 복원하는데 필요하다며 약품구입비 명목으로 25만 달러를 받아 가로 채려한 혐의(사기 미수)로 라이베리아인 A(35)씨 등 국제사기범 2명을 붙잡아 구속했다고 밝혔다.

마법과도 같은 블랙머니. 도대체 블랙머니는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비밀은 간단하다. 우선 100달러짜리 진짜 지폐에 검은색 수성 잉크로 덧칠을 해 ‘시범용 블랙머니’를 만든다. 그리고 미리 비커에 따뜻한 물을 따르고 세제를 조금 섞어둔다. 또 인쇄소에서 잉크지를 받아다 달러지폐 크기로 자르고, 거기에 하얀색 가루를 조금 뿌려두면 준비가 끝난다.

사기를 칠 사람을 대상으로 미리 만들어둔 ‘시범용 블랙머니’를 여러번 넣었다 빼면 수성잉크가 물에 풀리면서 검은칠이 사라지고 100달러짜리 지폐로 되돌아오게 된다. 눈앞에서 마법처럼 검은 종이가 100달러 짜리 지폐로 변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신기해 하고 있는 사이에, 잘라둔 잉크지를 ‘블랙머니’라며 제시하면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것.


A씨 등은 지난 2월 25일, 항공기에서 만난 사람을 꾀어 25만달러(약 2억85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채려다 지난 5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께 경기경찰청에서도 블랙머니를 이용해 사기치려던 라이베리아인 등을 구속했는데, 이때 구속된 사람들과 이들이 통화한 내역이 있으며, 한 번 속아 넘어간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기범들이 연락하는 등 정보를 공유한 흔적이 있다”며 “중간에서 기술을 전수해 주거나, 혹은 블랙머니 사기를 기획해 시키는 국제조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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