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으로 위장 취업해 출항하려다 검거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체불임금을 받지 못해 직업소개소장을 살해한 중국동포가 선원으로 취업해 출항하려다 경찰에 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임금을 받지 못한데 격분해 직업소개소 소장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A(37)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오전 10시50분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소재 모 직업소개소에서 소장 B(69)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을 저지른 뒤 강원도 속초와 서울 일대를 배회하다 10일 부산으로 이동, 생활광고지에서 선원모집 광고를 보고 가명으로 취업해 출항하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11일 19시50분께 부산에서 타인의 휴대폰으로 가족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있는 선원 임시 주거용 컨테이너에 숨어 있는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20대 중반에 중국에서 머리를 다쳐 6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은 바 있어 말이 어눌하고 일이 서툴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소극적이어서 정기적으로 만나는 친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13일 취업 목적으로 입국한 A씨는 3개월 전 직업소개소의 소개를 받아 충청남도 아산시 소재 모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일하고 받지 못한 임금문제로 여직원과 다투다 옆에서 보고 있던 B씨가 “여기 와서 떠들지 말고 조용히 해라, 여기가 돈 받아주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이에 격분해 평소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소장을 살해하고 달아났다.

경찰은 A씨의 통장 잔고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미뤄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도주계획, 추가 범행 여부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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