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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의 여왕’을 넘어 神이 된 박근혜...대세론 굳혀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선거의 여왕’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의 위력은 8년이 지난 2012년에도 유효했다. 오히려 그 힘은 배가됐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는 박 위원장에게 ‘선거의 여신(女神)’이라는 새 칭호를 붙이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12일 정치권은 ‘박근혜 대세론’을 화두로 올렸다. 이번 총선 대승이 ‘대통령 박근혜’로 가는 길의 탄탄함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의미다. 안풍의 안철수 원장도, 부산 낙동강 전투의 문재인 고문도 박 위원장의 걸림돌이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나마 아쉬움으로 꼽히는 수도권 패배 마져도 작게만 보일 정도다.

집권 여당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던 임기말 선거를 ‘미래’라는 새로운 화두를 꺼내 뒤집은 박 위원장의 선택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런 박 위원장의 ‘미래’가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던 배경에는 그가 평소 강조했던 ‘신뢰’와 ‘실천’이 깔려있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안철수 바람, 안풍이 보여줬던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을 쇄신을 통해 많이 받아들인 것이 이번 총선 선전의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친이계 학살 과정에서 예상됐던 분당의 위기를 단숨에 봉합할 수 있었던 것도 박 위원장의 힘이다. 공천 후유증을 피하지 못했던 야권 대선주자들의 리더십과 대비, 그 효과는 더욱 빛을 발했다.

쇄신과 민생을 앞세운 박 위원장의 민심파고들기의 반응은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강원ㆍ충북을 찾았을때 수천명의 유권자들이 박 위원장의 얼굴을 보려고 자발적으로 몰려들어 당 관계자들마저 놀라게 했다. 지역 맹주나 대표 정당이 사라진 중원지역에서 박 위원장의 ‘미래론’은 공감대를 형성했고, 그 결과가 싹쓸이 당선으로 이어졌다. 흔들렸던 부산과 경남 민심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로 똘똘 뭉쳤다.

총선의 결과는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보수 전체에 ‘박근혜 대세론’을 한층 강화시킬게 분명하다. 국민생각의 탄생으로 우려됐던 정책 전환에 대한 일부 보수층의 반발도 실전에서는 ‘박근혜’ 앞에 찻잔속 태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과반이 넘는 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정몽준ㆍ김문수 등 당내 대권 경쟁자들의 입지도 좁혀놨다. 오히려 당내에서는 싱거운 대선 경선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야권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박 위원장이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됨에 따라 피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야권이 총선 직후 벼르고 있었던 민간인사찰 청문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재협상,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공세는 한동안 힘을 받기 힘들다는게 정치권의 평가다.

하지만 보수 대표 ‘박근혜’가 대선까지 무사히 완주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분명해졌다.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에서의 경쟁력 한계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그리고 이번 총선 두 차례 수도권 선거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결과는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구상찬(강서갑), 홍사덕(종로), 송영선(남양주갑) 의원 등 친박계 상당수가 수도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영남의 탄탄한 지역기반에 강원ㆍ충청이라는 새로운 앞마당을 얻었지만, 인구 2000만 수도권의 열세를 넘지 못하면 대망의 꿈을 확신하기 어렵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화두로 꺼낸 ‘미래’에 대한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금까지는 ‘정권 심판론’에 기반한 야당의 선제 공격을 정책 따라가기, 인적 쇄신 등으로 피할 수 있었지만, 대권까지 승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박근혜표 정책과 구도 만들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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