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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좌파 의회장악’우려, 유권자는 ’미래’를 택했다.
[헤럴드경제=양춘병 기자] 새누리당과 야권연대가 사상 초유의 1 대 1 맞대결을 펼친 4ㆍ11 총선에서 민심은 ‘정권심판(140석)’ 대신 ‘미래전진(152석)’의 손을 들어줬다.

당초 100석도 힘들 것이란 절망의 늪에서 152석 단독 과반을 일궈낸 새누리당의 기적같은 역전승 뒤엔 ‘선거의 여왕’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있었다.

박 위원장은 작년 연말 비대위원장 수락이후 당명 변경과 정강ㆍ정책 개정을 주도하며 총선의 밑그림을 그렸고, 선거운동 기간엔 전국을 누비며 핵심 메시지를 직접 전파했다. 특히 “위험한 세력,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를 막아달라” 는 박 위원장의 막판 호소는 진보 좌파의 의회권력 장악을 우려하던 보수층의 표를 하나로 결집시켜 총선 승리의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전원책 변호사는 12일 “민주당이 문자 그대로 친북, 종북이라 불리는 좌파 세력과 연대하면서 강원지역의 안정보수 세력이 반발한 것” 이라며 “충청의 경우 대권후보를 꿈꿨던 김종필과 이회창 지지세가 몰락하면서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새누리당 승리의 배경에는 박 위원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면서 “박 위원장이 당 내홍에 흔들리지 않고 야권의 심판론과도 거리를 두면서 묵묵히 독자 노선을 걸었기 때문에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단위 선거 사상 첫 야권연대를 성사시킨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선거 중반까지도 과반의석 달성을 자신했으나, 말 바꾸기와 공천 갈등, 경선 조작, 막말 파문, 정체성 논란 등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수권정당으로서의 신뢰와 책임성, 안정감 모두를 잃어버렸다.

특히 선거 막판 터진 막말 파문은 보수진영 결집의 역풍으로 이어져 총선 판세를 여당 쪽으로 기울게 만든 결정적인 자살골이 돼버렸다.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상무는 “서울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반면, 인구 구성비로 장년층 이상 노인이 많은 충청ㆍ강원 지역에서 영향이 증폭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는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 내부에서조차 대세론을 의심받던 박근혜 위원장은 특유의 스킨십과 원칙의 카리스마를 통해 ‘박근혜의 힘’을 입증한 반면 영역 확장에 실패한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망론’ 에는 급제동이 걸렸다.

4ㆍ11 혈투는 결국 박근혜를 주연배우로 한 새누리당의 드라마였다. 그러나 여야 양 진영의 진검승부는 총선이라는 징검다리를 건넌 후에 만나게 될 대선에서 가려진다.

야권연대가 그랬듯, 새누리당이 총선 승리와 대세론에 취해 자만에 빠진다면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를 막아달라”던 박 위원장의 말은 언제라도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장성호 배제대 교수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념대결이나 정치공방을 하지 말고 다차원적인 정책대결을 통해서 정치발전을 이뤄라, 그런 명령” 이라고 강조했다.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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