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입주민들의 주거 편의를 크게 개선시키며 조기 입주의 촉매제로 작용할 뿐 아니라 단지내 상가 분양이나 임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주상복합 단지를 공급하는 건설사에게는 머스트해브(Must have:반드시 있어야 하는) 점포로 꼽혀왔다.
8일 건설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기업과 자영업자 간 양극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며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메세나폴리스 주상복합 단지가 뜨거운 논쟁에 휩싸여 있다.
메세나폴리스는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현재 단지 내 상가 분양이 한창이다. 강북의 최고급 주거단지를 표방하며 공급된 이 단지 내 상가 지하 2층에는 홈플러스가 입점할 예정이다. 오는 8월 개점을 목표로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인근 중소상공인들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을 제기해 협의가 진행 중이다.
고급주상복합 단지의 입주 촉진 및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던 대형마트가 중소상공인 보호의 역풍을 맞아 입점이 지연되면서 GS건설에 부담을 주고 있다. 사진은 최근 대형마트 입점이 크게 이슈화된 메세나폴리스 주상복합 전경. |
특히 이곳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주변 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센 곳이어서 개점이 상당 기간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마포구청도 지역상권 위협을 들어 입점 계획 철회를 권고한 바 있으며, 4ㆍ11 총선에서도 주요 이슈로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시공사인 GS건설은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단지 내 상가 분양 및 임대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점포의 절반 정도는 임차인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시에 대형마트 입주 지연이 편의시설 미비에 따른 불편을 가져와 주민 입주에도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대한민국 1%를 겨냥한 이 단지는 대형 마트는 물론 고급 상권의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곳은 잔금 비중이 50%를 넘어, 입주가 늦어질수록 건설사의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한 상가 전문가는 “지하철과 연결되는 지하1층의 경우 3.3㎡당 분양가 최고 4000만원에 달하는데 아직은 주변 상권이 홍대상권에 비해 크게 밀리는 상태라 가격 부담이 있다”며 “대형마트의 입점이 늦어지게 되면 입주나 주변 단지 내 상가의 활성화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북구 하월곡동의 동일하이빌뉴시티도 비슷한 처지다. 이 주상복합 단지에는 이마트가 입점할 예정이지만, 이 곳 역시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 신청이 예고돼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입주 4개월이 지난 현재도 입주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내달 께 이마트가 개점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이마트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개장 준비를 꾸준히 하고 있지만, 언제쯤 오픈한다고 시기를 예상하기는 힘들다”며 “최근 개장을 했거나 예정하고 있는 대형마트는 대부분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신청이 들어온 상황이라 개장 시기를 정해두는 게 의미가 없다”고 털어놨다.
<정순식ㆍ도현정 기자@sunheraldbiz>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