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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ㆍ호남 ‘일당공화국’ 무너지나...여야 텃밭에서 6~8석 위협
[헤럴드경제=양춘병ㆍ손미정 기자]소선거구로 전환된 1988년 13대 총선이래 지난 24년간 한국 정치의 고질병으로 남아 있는 영ㆍ호남 ‘일당(一黨)공화국’의 아성이 4ㆍ11총선에서 무너질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산ㆍ경남(PK)의 ‘노ㆍ문(盧ㆍ文) 바람’ 과 광주ㆍ호남의 ‘인물론’ 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막대기 선거(막대기만 꽂으면 당선)’ 전략에 비상이 걸린 것. 정치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당 내부에서 판단하는 정치공학적 셈법외에, 경쟁없는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지역주의 타파를 바라는 성숙한 시민의식 등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총선이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온 6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당은 두 지역에서 6~8석을 위협받고 있다.

이날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이 지난 2월 이후에만 5번 째 부산 방문길에 올랐고, 한명숙 민주당 선대위원장이 불과 6일만에 다시 광주를 찾은 것도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내부 보고를 접한 때문이다. 두 위원장의 행보만 놓고 보면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영남 대지진의 진원지는 부산이다. 모두 18석이 걸린 부산에서는 문재인, 조경태 후보가 출마한 사상, 사하을 두 지역구가 야당우세 지역으로 넘어간 데 이어, 이달 들어 문성근 후보의 북강서을이 야당 우세로 돌아섰고, 김영춘 후보의 진갑도 예측불허의 접전지로 변했다.

경남에서는 김경수 후보의 김해을과 문성현(통합진보) 후보의 창원 의창, 민홍철 후보의 김해갑, 김한표(무소속), 김한주(진보신당) 후보가 뛰어든 거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선거 결과(17대, 18대 총선 야권 각 4석)를 감안하면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서 야당이 4~5석 정도 하지 않겠냐”며 보수층 결집에 자신했던 새누리당은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간인 사찰과 문대성 후보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악재가 된 것 같다” 면서 “막판 표심 집결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부ㆍ울ㆍ경에서 수도권 못지 않은 접전지역이 10여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광주ㆍ호남은 무소속 현역과 민주통합 후보간 ‘집안싸움’ 양상 속에 새누리당 소속 이정현 후보의 광주 서구을과 정운천 후보의 전주 완산을이 이변 지역구로 주목받고 있다. 무소속 후보 중에는 최인기(나주 화순), 유성엽(정읍) 조배숙(익산을) 후보가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호남지역은 소선거구 전환이후 보수여당이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한 야권의 ‘철옹성’이었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공천 때 구(舊)민주계를 몰아낸 것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면서 “인지도없는 민주당 후보와 정체를 모르는 통합진보당 후보가 지역구에 뛰어드니까 유권자들이 자연스럽게 이정현이나 정운천같은 인물에 주목하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최근 선거에서 정당 그자체보다는 정책적 이슈, 차별성이 더욱 더 자신의 삶과 직결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유권자들이 많이 하고 있다” 면서 그만큼 시민들의 정치 의식이 변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케이엠조사연구소의 이상영 팀장은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광주ㆍ부산에서의 여야 박빙승부를 상상하기 어려웠다” 면서 “민주당에 실망한 호남 표심과 새누리당에 실망한 영남 표심이, 상대당의 능력있는 인물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고 있어 앞으로도 과거와 같은 맹목적인 몰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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