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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 돌아온 자두, 코믹-재미 버렸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자두(29)가 4년만에 가요계로 돌아왔다. 강두와 자두의 듀오 체제로 이뤄진 ‘더 자두'가 아닌 자두 혼자다. 자두의 음악은 코믹과 재미가 기본이었다. “잘~ 말아줘~ 잘~ 눌러줘~ 밥 알이 김에 달라 붙는 것처럼~”라는 톡톡 튀는 가사로 사랑을 받은 ‘김밥’과 ‘대화가 필요해' 등 히트곡 대부분이 흥겹고 유쾌했다. 엽기적 분장과 소품들로 인해 한때는 ‘여자 싸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 ‘jadu restoration'의 타이틀 곡 ‘1인분’은 이별로 가슴앓이하는 여자의 마음을담고 있는 슬픈 발라드다. 자두가 직접 가사와 곡을 쓰고 프로듀싱까지 맡았다. 발랄함과 상큼함이 빠져도 자두에게 썩 잘 어울린다.

이번 음반에는 강두와 티격태격 하면서 오글거리는 사랑싸움은 없지만 억지로 성숙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성숙이 있다. 외모도 귀여운 선머슴이 아닌 여자의 향기를 풍기는 성숙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4년동안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어요. 음악으로 많은 씨름을 했고 나 자신을 둘러보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어요. 제가 매일 20대에 머물러 있는 아니고, 여자로 성장하면서 어떻게 보이스로 풀어낼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제 일상의 말투도 차분해지니까 노래의 목소리도 얇아졌어요. 지금은 말하듯이, 내뱉듯이 부르게 됐어요. 그런 점이 변화라면 변화겠죠”

자두는 ‘김밥'에서 나온 기존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자신도 한동안 김밥이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정도다. 2002년 2집 ‘대화가 필요해'와 2003년 3집 ‘김밥'에서 절정기를 맞았다. 2005년 4집 ‘놀자'는 그 연장선이었다. 당시 일상이라는 소재를 음악으로 녹여내는 데 탁월한 재주를 가졌던 작곡가 최준영과의 합작품이었다.


“2003년 처음 ‘김밥'의 가사를 봤는데, 이게 무슨 얘기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밥을 가지고 생활 대사를 만든 게 웃기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어요. 최준영 선생님이 전날 김밥을 먹다 대사를 쓴 후 바로 다음날 저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나오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녹음했어요.”

하지만 자두는 이미 2008년 5집 ‘Happy Network'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했었다. 명목상 듀오 체제의 5집이라고 했지만 자두의 솔로앨범 성격이 강했다. 록밴드 출신인 자두가 러브홀릭스의 이재학에게 프로듀싱을 맡기고 모던록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대거 참여시킨 것부터가 자신의 음악세계를 확장하려는 시도였음을 알 수 있다. 자두는 2000년 MBC 제 1회 락페스티벌에서 캐스팅됐고, 고교시절 또래들이 아이돌 가수를 좋아할 때 록밴드 시나위를 쫓아 다녔다.


5집은 쑥스러워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과감하게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엔터테이너에서 뮤지션으로 가는 중간 다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두에게 재미를 원하는 대중 정서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았다.

“제가 갖고 있던 경쾌함이나 하이톤에도 감사해요. 하지만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와야 할 것 같았고, 힘을 빼는데도 고생을 했어요. ‘자두스러운 곡'들을 보내주니까 힘들었어요. 이러다 내 음악이 뭐가 될까, 노래가 나올 수 있을까 하고 고통스럽게 보낸 적도 있고 패닉 상태까지 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때의 고통도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지네요.”

자두는 “과거에는 신나게 불러다면, 지금은 편안하게 조금씩 부를 거예요. 좀 더 길게 보고 욕심을 내지 않겠어요. 맨땅에 헤딩하겠지만 꾸준히 해 편안하게 일상을 노래할 수 있도록 하려구요”라고 전했다. 


코믹한 분위기는 없어졌지만 천성은 밝은 자두다. 그 자연스런 모습은 유지하되 일부러 망가지는 건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두는 이번 음반에서 슈퍼바이저로 참여한 쇼기와 함께 다양하고 독특한 악기 편성으로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억지스럽게 꾸미지 않은 미니멀한 편성에서 이뤄진 자연스러움이 깊이를 한층 더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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