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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도현에 잘해보자더니 7일 뒤 하차 통보” 날벼락
“하차하겠다던 사람 만류하며 잘해보자더니 일주일 뒤에 하차 통보가 왔어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죠.”

민간인 사찰 파문이 ‘특정연예인’ 사찰로 번지며 총선 6일을 앞둔 현재 연예계의 화두는 김제동과 윤도현, 김미화에게로 쏠렸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연예인 사찰 문건이 공개되고, 방송인 김제동이 두어차례 국정원 직원을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모 콘서트’에 참석하지 말라는 충고 아닌 충고를 들었다고 말한 것에 세간의 관심이 쏟아진 것이다.

‘소셜테이너’라는 용어를 끌고 나온 김제동이 공공연히 현정부 비판 발언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2009년 이후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줄하차를 하게 된 것에 끊임없이 ‘정권 외압설’이 제기됐지만 사실상 모든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간다. 같은 소속사의 가수 윤도현이 진행중이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던 때였다.

김제동 YB 김C 정태춘 박은옥이 소속된 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50)는 윤도현이 장기간 진행해오던 KBS 2TV의 간판 음악프로그램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하차하던 때를 떠올리며 다소 목소리를 높였다. 연예기획사 대표로 18년, 대학(서울예대ㆍ한양대 출강)에선 교수님으로, 또 공연기획자로 활동하는 김 대표는 4일 헤럴드경제와의 만남에서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윤도현과의 동의에 의해 하차했다’고 하는 KBS의 입장은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고 분명히 했다.

김 대표가 이 같은 이야기를 꺼낸 것은 3일 KBS가 김제동 김미화 윤도현의 프로그램 하차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내놓고, 특히 윤도현의 경우 “2008년 11월 프로그램 개편시 (윤도현의) 음반작업을 위해 50여일 휴가를 요청해 온 데 따른 조치”라고 밝힌 것과 관계한다.

김 대표는 “왜 이제와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KBS의 이 같은 입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먼저 하차 의사를 밝힌 것은 맞다. 하지만 당시 제작CP가 본부장의 지시라면서 ‘러브레터는 KBS의 간판 프로그램이고 윤도현은 간판 MC아니냐. 절대 그만둘 수 없다. 윤도현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줄테니 방송을 계속 하자. 다만 간판 프로이니 정치적 논란만 일으키지 말라’는 갖은 압박과 회유에 결국 프로그램을 다시 진행하기로 마무리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7일 뒤 날벼락 같은 하차소식이 날아든 것이었다.

김 대표는 “이해할 수 없는 하차 통보였다. 잘해보기로 해놓고 뜬금없는 하차 통보라니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면서 “이후 일선 제작진이 ‘우리가 자진하차하는 걸로 간곡히 요청’해 당시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털어놨다. 2008년 11월의 일이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김제동의 ‘스타골든벨’ 하차도 마찬가지였다. 윤도현이 ‘러브레터’에서 하차하고 1년 뒤인 2009년 10월은 김제동에게도 김 대표에게도 불운의 해였다. 김제동은 그해 10월 12일 4년간 진행 중이던 ‘스타골든벨(KBS2)’에서 하차했다. 제작진으로부터 “마지막 녹화는 3일 뒤”라는 내용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고, 후임MC조차 결정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김제동이 이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하기 3일 전 김 대표에게도 특별한 일이 있었다. 경찰의 소환조사였다. 당시 경찰은 연예기획사 비리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라면서 SM을 포함한 국내 대형연예기획사 대표들을 줄줄이 소환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김 대표의 다음기획이 이 수사의 첫 조사대상이 된 것이다.

김 대표의 경우 다음기획에 소속된 연예인들과는 계약서를 작성하지도, 계약금을 지불하지도 않는 말 그대로 신뢰로 맺어진 관계이니 이 같은 조사 자체가 불필요한 절차였다. 아무리 털어도 비리랄 것이 나올 수가 없는 기획사 대표이기에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당시에는 “순진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제동의 하차는 김 대표의 소환조사 이후 결정됐으며, 하차 이후 7일 뒤 김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는 종결됐다. 그 때는 알지 못했지만 김 대표는 "사찰 문건을 보니 이 부분에 관련성이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 대표는 하지만 김제동이 국정원 직원을 만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모콘서트에 참석하지 말라’고 했던 것에 대해서는 정말로 ‘개인적인 만남’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받아들이는 김제동의 입장에서 어떠한 강압을 느끼지도 못했으며 ‘충고’ 내지는 ‘권유’였던 국정원 직원의 이야기에도 김제동은 추모콘서트의 사회를 봤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김 대표는 “만일 그것이 압박이나 회유였다면 이는 실패한 공작”이라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종의 코미디로 받아들이고 있다. 제동이에게도 장난스럽게 ‘네가 대통령의 측근은 측근인가 보다’는 말로 웃어넘겼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사찰을 한 쪽에서 입장 발표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담담히 전했다.

1980년대 학생운동의 선봉에 서며 치열한 시기를 몸소 살아왔던 김 대표이기에 국정원 직원과 소속 연예인인 김제동의 만남에 걱정스러운 마음도 컸겠지만 김 대표에게 김제동을 향한 ‘감시의 손길’이 담담한 것은 이미 정계인사를 비롯한 고위층으로부터 ‘김제동의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라. 활동을 자제하라’는 전화를 수도 없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윤도현이나 김C 등이 김제동처럼 국정원 직원을 직접 만났던 일은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선은 당연히 김제동 윤도현 등 소속연예인들의 프로그램 하차로 이어지는 위기로 돌아왔다. 한 마디로 현정부에서 ‘돈 벌기 힘들었다’는 얘기다.

그럴 때에도 김 대표는 ‘이런 일도 있구나’하며 악재를 또다른 기운으로 되돌리고 있다. 요사이 불거진 김제동 사찰에 대해서는 오는 7일 진행될 김 대표 기획의 투표독려 콘서트인 ‘바람콘서트 서울공연’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해 서울시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두 사람이 말하는 ‘코미디같은 상황’의 정석을 따르는 것이다.

<고승희 기자@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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