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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나비스코 ‘메이저 퀸’ 유선영…美 언론 두번 놀라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열릴 때마다 늘 나오는 이야기 두 가지가 있다. 이 대회가 박세리(35)의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 남아 있는 유일한 관문이라는 것과, 박지은(33)이 유일한 한국인 우승자라는 것이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까닭에 언제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는 대회다.

드디어 8년 만에 이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이 대회의 행운의 주인공이자 새로운 우승자는 유선영(26ㆍ정관장)이다. 유선영은 2010년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대회 우승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선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한국에서 이름을 알린 후 미국으로 건너가는 여느 선수와 달리 한국 투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LPGA로 직행한 까닭이다. 그 때문에 스폰서가 없어서 한때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선영은 주니어 시절 한국에서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거쳐 미국 투어에 진출한 대기만성형의 아주 뿌리가 튼튼한 선수다.

유선영은 2011년에도 TOP 10에 6번을 들며 계속 우승권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바로 지난주 KIA클래식에서도 단독 2위를 차지하며 빼어난 샷 감각을 보여주었다. 갑자기 운 좋게 튀어 나온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우승의 문을 두드려 왔다. 그리고 결국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혼전이 거듭되며 마지막 순간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유선영의 장점은 포커페이스다. 표정으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까닭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 이번 연장전에 돌입하면서 기분이 어땠냐는 질문에도 담담했다고 대답했다. 이미 끝난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온 기회였기 때문에 결과를 생각하기보다 침착하게 경기를 하자고 다짐한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때론 선수들은 우승을 너무 빨리 확신한다. 하지만 그 순간에 우승의 여신은 다른 사람의 손을 들어준다. 우승을 생각하는 순간 퍼팅하는 손은 떨리기 시작하고, 가슴은 흥분된다. 또 우승을 생각하며 좋았던 기분은 한 번의 실수로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바뀌어 버린다.

유선영은 그러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다. 담담한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퍼팅할 때도 전혀 떨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승리를 위해서는 냉철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끊임없는 승부욕으로 게임에 임해야 한다. 유선영은 진중한 표정으로 마지막 우승 퍼팅에 임했다. 꽤 먼 거리의 5m 버디 퍼팅이었다. 그걸 성공시키고 나서야 환한 웃음을 지으며 양손을 들어올렸다. 침착함과 신중함이 빚어낸 결과였다.

이번 대회에서 유선영의 스윙을 보고 놀란 사람들이 많다. 간결하면서도 파워 있는 스윙을 구사, 미국 언론에서도 스윙이 좋은 선수로 손꼽힌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의 두 번째 한국인 챔피언으로 손색이 없다. 한 번의 메이저 챔피언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더 많은 승수를 쌓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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