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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풋풋한 꽃도령 없었으면 어쩔뻔했어~
김수현·송중기·유아인 등
20대 라이징 스타 안방 점령

주 시청층인 3040 여성엔
장동건·이병헌은 그냥 배우
현빈·이준기도 그냥 아저씨
신인 통해 판타지 충족


스크린과 브라운관이 풋풋한 20대 꽃미남 배우들에게 점령당했다. 요즘 방송사의 미니시리즈 드라마와 박스오피스 상위권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온통 20대 얼굴이다. 1990년대 이후 한시대를 풍미했던 장동건 이병헌 정우성 권상우 등 ‘왕년의 별’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김수현 송중기 유아인 박유천 이제훈 등 2010년 이후의 ‘라이징스타’들이 반짝거린다. 30~40대 여성이 영화와 드라마·출판·공연 등 문화상품 소비층의 주류로 부상한 올해 우리 대중문화계에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브라운관·스크린 점령한 꽃도령들= 국적 불명, 정체 불문의 ‘판타지’가 드라마 흥행 코드로 떠오르면서 여성 시청자에게 판타지를 불러일으켜야 하는 남자 배우의 나이가 점차 어려지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미니시리즈 주연 배우로는 MBC ‘더 킹 투하츠’의 이승기(25), SBS ‘패션왕’의 유아인(26)과 이제훈(28), SBS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26), KBS ‘사랑비’의 장근석(25) 등 20대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미니시리즈 주연이 30대 이상인 경우는 KBS ‘적도의 남자’의 엄태웅(38), MBC ‘빛과 그림자’의 안재욱(41) 둘뿐이다. 더구나 ‘적도의 남자’에서 엄태웅의 상대역을 맡은 이준혁(28)은 20대 후반이며, 작가는 극 초반부에 주인공의 고등학교 시절을 그려 넣어 임시완(24) 이현우(19) 등 꽃미남 배우의 몫을 빼놓지 않았다.

종영 드라마 MBC ‘해를 품은 달’에선 김수현(24) 정일우(25) 송재림(27) 등 20대 배우와 아역 배우들이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수현은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으며, 드라마 캐스팅 트렌드의 물줄기를 30~40대에서 20대로 바꿔놓았다. 여기에는 2010년 ‘성균관 스캔들’이 배출한 스타이자 지난해 ‘뿌리깊은 나무’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송중기(27)가 일조했음은 물론이다.

김수현은 ‘도둑들’, 송중기는 ‘늑대소년’으로 곧 스크린에도 얼굴을 내밀 예정이다. 이제훈은 영화 ‘건축학개론’에 이어 ‘점쟁이들’로도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앞으로 방송될 새 미니시리즈 MBC ‘아이두’의 이장우(26), KBS ‘각시탈’의 주원(25) 등이 주연을 따낸 것도 이런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각시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970년대에 등장한 만화이며, 시대적 배경도 일제강점기이지만, 주인공만큼은 처음부터 20대 신인급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위)정일우, 유아인, 송중기 (아래)김수현, 이승기, 박유천

▶ “다, 어디로 갔어~?”40대는 위대한 유산?= 이러한 캐스팅 경향은 드라마 주 시청층인 30대 후반과 40대 초ㆍ중반 여성의 눈높이 변화와 무관치 않다.

이들은 1990년대 ‘우리들의 천국’ ‘사랑의 꽃피는 나무’ 등 청춘드라마를 보면서 마음속에 ‘우상’을 키우며 자란 세대다. 이제는 가정에서 육아를 담당하는 주부지만 직장생활을 계속하거나 정치와 사회ㆍ문화에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아, 이전 어머니 세대와 확실히 선을 긋는 세대다. 이들의 눈에 장동건(40) 이병헌(42) 권상우(36) 정우성(39) 등 70년대생 배우들이 더는 판타지 대상이 아니다. 그저 ‘배우’란 직업을 지닌 동년배 생활인으로 비칠 뿐이다.

실제 이병헌은 BH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배용준(40)은 키이스트 대표로서 이젠 후배 양성의 길로 들어서 ‘배우’보다는 ‘사장님’으로서 대중문화계에서 역할을 달리하고 있다.

지난해 ‘현빈앓이’를 일으킨 현빈(30) 강동원(31) 조인성(31) 이준기(30) 등 원조 ‘꽃남’ 배우들은 군대와 함께 눈앞에서 사라졌거나 제대 후엔 아저씨가 돼 돌아왔다. 이들을 비롯해 원빈(35) 천정명(32) 등 30대 배우는 세월과 함께 20대에 드리워졌던 신비감을 벗고 있다. 30~40대 배우들이 떠나고 없는 빈자리를 20대 배우들이 메우고 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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