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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전지 르포>이정희 빠진 관악을 ‘3파전’… ‘24년 野性깨질까’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중도탈락한 서울 관악을(乙)은 3파전이 치열하다. 24년 동안 ‘범민주당계’가 지켜온 아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 서울대를 끼고 있는 야당(野黨)세가 강하고 호남 출신 인구가 많은 이 지역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원ㆍ구청장을 휩쓸어왔다.

하지만 야권단일화 경선에서 각종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금은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와 이상규 통합진보당 후보 그리고 현역의원인 김희철 무소속 후보간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3번의 여론조사에서 세 후보가 한번씩 1위를 나눠가지면서 이러한 분위기에는 불이 붙었다.

3일 관악을은 이른 아침부터 선거 열기로 가득했다.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신림역 사거리 일대는 비가 내리는데다 빨강ㆍ노랑ㆍ보라색 우의를 입은 각 후보의 운동원까지 자리하며 입추의 여지없이 빼곡했다.

먼저 만난 사람은 이상규 후보였다. 야권단일후보 운동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이 후보는 “역사 안에서 편하게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면서 홀로 출입구 앞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었다. 그는 “저를 ‘대타’ 혹은 ‘낙하산’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분들에게 저를 ‘구원투수’라고 소개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권심판론과 야권단일후보를 강조했다. 그는 “당의 부름, 위기에 빠진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라는 국민적 요구를 받들어 왔다. 이정희라는 감동과 진심의 정치인이 사퇴한 것이 화제가 돼 그 뒤를 이을 사람이 누군가 호기심이 증폭된 것도 인지도를 저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신원시장에서 만난 오신환 후보는 여당후보지만 사실상 야당후보나 다름없었다. 오 후보는 상인들에게 “이제는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24년간 국회의원이 한번도 안바뀌었다. 전라도 광주도 바뀌어 가는데 바꿔보고 일 잘못하면 또 바꾸고 해야 국민이 행복해지지 않겠나”며 박수를 받았다.

오 후보는 젊음(71년생)과 현장 경험을 강조하고 나왔다. “관악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7대 서울시의원도 지냈고, 구청장 후보로도 나선 바 있다”면서 “관악의 현안사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젊은 열정으로 이를 추진하겠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한 상인은 “잘생긴 사람 또 왔네. 이번엔 바뀔거야”라며 그를 격려했다.



현역의원으로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김희철 후보는 측근들도 행방을 잘 모를 정도로 민생 탐방에 집중하고 있었다. 관악구청장 재직시절 얻은 ‘청소구청장’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현지 행보에 더욱 주력하는 모습이다. 만나는 상인들마다 “김 의원이 평소에도 한 달에 두번씩은 꼭 찾아온다”면서 그의 열정에 혀를 내둘렀다.

김 후보는 검증된 능력과 추진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저는 관악구청장 8년과 국회의원 4년을 통해 국회의원으로 능력을 검증받았다. 또 강한 추진력으로 도림천 수해대책 수립, 조원동 강남아파트 등 정비사업의 정상추진 등 관악발전을 위한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해서 “여론조사 조작 때문에 문제가 일어났는데 은평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이 후보가 나온 것은 국민과 관악구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세 후보를 바라보는 시민들 의견도 엇갈렸다. 신원시장에서 의류상가를 운영하는 박모(67)씨는 “민주당이 여기서 참 오래했다. 물도 고이면 썩듯이 한번 싹 갈아줘야 정치인들도 국민을 봉으로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전성(49ㆍ회사원)씨는 “김 후보가 억울한 면이 있다. 야권후보 양쪽을 놓고 고민 중인데 이러다가 새누리당 후보가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고 조희영(31ㆍ회사원)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은 지난 5년간 너무 힘들었다. 이 후보가 야권연대의 상징적 인물로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대근ㆍ김성훈 기자/bigroot@heraldcorp.com



<관악을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

3월 25일 오신환 14.4 이상규 22.9 김희철 28.0(한겨레신문)

4월 2일 오신환 22.2 이상규 26.1 김희철 32.8(KBSㆍMBCㆍSBS)

오신환 30.4 이상규 33.1 김희철 30.7(국민일보)

오신환 32.9 이상규 31.3 김희철 24.0(손석희의 시선집중)



▶오신환(새누리당) = ▷서울(41)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박사과정 ▷서울문화재단이사 ▷7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이상규(통합진보당) ▷춤북 제천(47) ▷서울대 법대 ▷민주노동당 정책위 부의장 ▷한명숙 서울시장후보 선거대책본부장

▶김희철(무소속) ▷전북 고창(64) ▷건국대 행정학과 박사 ▷민선 2, 3기 관악구청장 ▷18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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