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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 기업공개 한발한발…강만수의 정중동 행보
HSBC 지점 인수 사실상 확정 민영화 교두보 확보…무점포은행·고졸채용 등 혁신적 대응 눈길
고집불통, 딱 부러지는 호불호(好不好). 강만수 산은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을 거론할 땐 늘 따라다니는 용어였다. 그런 그가 변했다. 최근 행보는 정중동(靜中動)이다. 소리 나지 않는 조용한 일처리다. 그는 기업공개(IPO)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사실 2012년까지 국내외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안은 그동안 먼지가 뽀얗게 쌓여갔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의 사전 동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회장은 IPO 목표 달성에 필요한 걸림돌을 하나하나 제거하고 있다. 올 초 산은금융그룹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얻어낸 것이 그 중 하나다. 이대로 라면 그의 시간표대로 연내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수신기반 확충을 위해 HSBC은행의 국내 소매점포를 인수하는 건도 마찬가지다. “인수한다, 만다” 소문이 요란해도 함구로 일관하던 그는 지난 2일에 이르러서야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번주 안에 HSBC 최고경영자(CEO)와 최종 인수계약을 할 예정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그의 행보는 지난해 3월 부임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그는 회장에 오르자마자, 메가뱅크론을 내세우며 우리금융지주 인수 추진의사를 밝혀 우리금융은 물론 여론의 거센 비난을 불렀다. “민영화를 추진해야 할 공금융기관이 정부 소유의 다른 금융지주회사를 인수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었다. 말을 주체하지 못하는 관출신 뱅커란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그건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너무 선이 뚜렷한 관출신 인사가 과연 변화를 생명으로 하는 시장에 나와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염려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점차 기우가 돼가고 있다. 시장에 대한 그의 대응은 유연하고, 혁신적이다. 강 회장은 수신기반을 늘리기 위해 무점포 은행을 선보였다. 이른바 다이렉트 뱅킹이다. 행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일반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6개월간 수신을 7500억원 늘리는 성과를 봤다. 은행수신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물론 소신은 변함이 없다. 한다면 한다. 그는 엘리트만 뽑기로 소문난 산은금융그룹에 고졸 출신을 불러모으고 있다. 지난해 15년 만에 고졸사원 48명을 채용했고, 올해엔 채용인원을 80명으로 더 늘릴 계획이다. 경제활동 인구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그의 철학과 소신이 담긴 행보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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