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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안공간 루프, 헨켈과 손잡고 ‘순간의 접착’전
서울 서교동의 대안공간 루프가 이색 기획전을 꾸몄다.

독일의 유명 화학기업 헨켈과 손 잡고 ‘순간의 접착(Bond the Moment)’전을 꾸민 것.

참여작가는 설치미술과 개념미술을 펼쳐온 윤동천 서울대 미대 교수와 독특한 퍼포먼스작업으로 잘 알려진 홍성민, 그래픽디자인과 설치미술 분야를 넘나드는 듀오 ‘슬기와 민’까지 세대와 장르가 서로 다른 이들이 한데 모였다. 이들은 루프가 기획한 ‘제2회 헨켈 이노아트 프로젝트’에 저마다 새로운 작업을 내놓았다.

이번 전시는 헨켈과 메세나 협력을 맺고 있는 대안공간 루프가 헨켈의 주요 제품 중 순간접착제에서 착안해 ‘접착’이라는 주제를 내건 것이 특징. 서진석 루프 디렉터는 "요즘들어 우리 사회에서 이해와 소통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데 사실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선 서로의 다른 점을 바꿔가며 다른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는 측면이 있다"며 "그보다는 오히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모습, 그 생각 그대로 접착을 시도하면 어떨까 하는 구상에서 전시를 꾸며봤다"고 밝혔다. 

사진설명= ’순간의 접착’에 출품된 윤동천의 작품. 남북한 지도를 만들고, 남북의 끝을 이어붙였다.


윤동천은 하얀 종이에 남북한 지도를 그려넣은 후 지도의 윤곽을 오려내 남북한의 끝이 서로 만나도록 한 지도작업 등을 내놓았다. ‘접착’이라는 개념을 한국이 처한 현 상황이라든가, 나와 너, 동과 서의 입장에 대입시킨, 참신하면서도 흥미로운 작품들인 셈이다.

‘슬기와 민’은 접착제 록타이트의 알록달록한 둥근 모양에서 착안해 노출콘크리트로 마감된 루프의 잿빛 전시장 벽면에 빨강 노랑 파랑의 동그라미를 부착했다. 하지만 무작위적인 색 배치는 아니다. 헨켈 제품에 부착된 바코드 번호를 컴퓨터로 알고리즘화해, 그에 입각해 벽면에 부착했다. 작가들은 “공간이나 일상상품 속에 숨어있는 패턴의 질서, 그리고 이것들이 서로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다"고 말했다. 홍성민 작가는 분리와 접착, 생(生)의 분열이라는 주제로 전시장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번 헨켈이노아트프로젝트를 기획한 서진석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는 “그동안의 아트마케팅은 산업계가 요구하는 목적에 부합되도록 작가의 재능이 투입되었다면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예술성과 실험성이 기업의 제품에 부드럽게 스며들어가 또다른 ‘공공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이미 검증을 받은 작가들이 일보 전진할 수 있도록 중견작가 중심으로 기획됐다. 루프는 앞으로 전시, 출판, 웹사이트 제작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국제적으로 비상할 수 있도록 할예정이다. 전시는 5월 24일까지. 무료관람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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