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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표전차 핵심부품 선정 ‘특혜 의혹’, 국산업체들 “독일산 파워팩 내구도시험 5대로 했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가 K2전차(일명 흑표)의 핵심부품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로 독일산을 선정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 육군의 차세대 주력무기로 개발중인 흑표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엔진+변속기)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 국산업체들이 양산실적이 전무하다는 이유로 독일산으로 선정될 기미를 보이자 두산인프라코어, S&T중공업 등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독일산 파워팩 역시 양산실적이 없다며 평가 기준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하고 나섰다.

방추위가 2일 오후 K2전차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인 가운데 국산 업체들의 양산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독일산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지자 국산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업체들은 독일산 파워팩의 양산경험은 K2전차에 들어가는 파워팩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산된 것이라며 “‘500대를 양산했다’는 독일산 파워팩은 기계식 연료분사방식의 엔진(Ka500타입)을 사용한 것으로 K2에 채택하려는 전자 제어 연료분사 방식의 엔진(Ka501타입)을 쓴 파워팩은 양산한 적이 없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독일산 파워팩은 MTU사의 엔진과 RENK사의 변속기로 구성되며 이중 전자제어 연료분사 방식 엔진을 써서 제작한 파워팩은 총 8대라는 것. MTU는 전자제어 연료분사 방식 엔진을 총 8대를 만들어 2대는 독일 현지 전차에 장착해 시제품으로 쓰고 6대는 한국의 K2전차 체계개발 시제품으로 공급했고 설명했다.

즉, K2전차에 들어갈 파워팩은 시제품용으로만 개발되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들 업체의 주장대로라면 우리 군이 수입을 검토하고 있는 전자제어 연료분사 방식의 독일 엔진은 양산 납품실적이 전무한 셈이어서 방사위가 독일산에 높은 점수를 준 양산실적은 사실상 제로(0)인 셈이다.

또한 이들 업체들은 K2전차 체계개발 과정에서 발간된 ‘동력장치 고장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독일산 엔진의 고장발생일 30일 중 17일이 전자제어 연료분사장치로 인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는 잦은 고장으로 인해 독일 MTU에 엔진수리를 맡길 수 밖에 없었으며 수리기간이 약 3개월 소요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한 RENK로부터 수입한 5대의 변속기에서는 총 27회의 고장이 발생했다. 이중 신뢰성 결함사항이 17회(62%)였으며 수입 변속기 5대 중 4대는 독일로 후송해 수리를 했고 정비에 걸린 기간도 최소 2개월에서 최대 8개월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내 방산업체들은 독일산 파워팩의 내구도시험(9600Km 주행)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방위사업청이 독일업체에 특혜를 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구도 시험은 1대의 파워팩으로 9600Km를 주행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잦은 고장으로 인해 5대를 교체해가며 주행을 끝낸 뒤 마치 1대로 9600Km를 주행한 것처럼 보고서를 썼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독일산 파워팩이 내구도시험 조건을 충족했다고 할 수 없다”며 “국산 파워팩과 동일하게 공개적으로 비교시험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 군이 수입을 추진하는 K2전차 파워팩의 엔진 제작사인 독일 MTU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615억원(3,990만 유로)을 한국의 다른 무기체계 로비에 사용했다는 혐의로 독일 검찰과 한국 감사원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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