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①감찰과 사찰 사이 위험한 줄타기…靑·與·野 ‘이전투구’
현정부 작성문건 421건…민주 “민간인·공직자 다수 불법사찰”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이 ‘감찰’과 ‘사찰’의 위험한 줄타기 속에 진흙탕으로 빠져들고 있다.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 때도 정치인과 민간인에 대한 사찰이 있었다”며 역공을 펴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적법한 공직 감찰만 했다”며 반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BH’ 하명 사건이 이른바 ‘더러운 사찰’인지, ‘통상적인 업무’의 일환인지를 놓고도 일전일퇴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로 불거진 감찰과 사찰의 경계 곳곳이 지뢰밭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감찰 vs 사찰, 위험한 줄타기=이번 논란의 대상에 선 (사찰)문건은 총 2619건이다. 문건을 처음 공개한 KBS새노조는 이 가운데 421건이 이명박 정부, 나머지 2354건은 노무현 정부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이 부분은 청와대와 검찰, 민주당 모두 수긍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지난 2010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조사 당시 불법으로 확인된 민간인 불법사찰 2건 이외 사건들에 쏠려 있다. 나머지가 감찰이냐 사찰이냐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정부 시절 작성된 문건 2354건 중에 불법사찰이 포함돼 있냐는 것이다.

우선 현 정부 들어 작성된 자료엔 조현오 경찰청장, 정태근ㆍ남경필ㆍ김유정 의원, 김인규 전 KBS 사장,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언론사 동향 등에 대한 부분이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검찰은 1차 조사 당시 남경필 의원건과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이외의 건은 합법이거나 단순 풍문 보고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생각은 다르다. 공직자와 공기업에 대한 합법적인 감찰 이외에 전방위적인 불법사찰이 있었다는 것이다. KBS새노조 ▷민간인 대상 86건 ▷언론사찰 19건 ▷공기업 임직원 관련 85건 중 비정상적인 감찰이 21건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와대가 역공 카드로 내세운 노무현 정부 당시 작성된 2354건도 대부분이 작성 주체가 경찰로 통상적인 업무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실제 노무현 정부에서 작성된 문건은 경찰 인사와 같은 경찰 내부 일반 자료와 경찰의 내부 감찰 추정 자료(785여건), 노조 관련(3건), 제이유 등 78건 등으로 대부분 경찰 자료로 나타났다.

법 논리상 감찰과 사찰은 구분이 명백하다. 감찰은 공무원의 비위행위와 공직기강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합법적이다. 물론 ‘자의’가 아닌 강요와 도청, 미행 등의 방법으로 감찰이 이뤄지면 위법행위이다. 사찰은 민간인과 정치인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로 위법행위이다. 하지만 실제적으론 ‘감찰’과 ‘사찰’이 뒤엉켜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민간인 사찰 파문 역시 ‘자의’에 이뤄지지 않고, 도청과 미행 등이 얽히고설켜 진행됐다는 점에서 감찰과 사찰이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②BH하명 핵심쟁점
총리실 “통상적인 업무”해명
盧정부때 224건 경찰에 지시
감찰·수사권 없는 이첩 논란


▶‘BH 하명’ 더러운 사찰 vs 통상적인 업무=특히 핵심 쟁점은 ‘BH 하명’이라는 부분으로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문건에 적시된 ‘BH 하명’이 청와대가 불법사찰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 당시 문건을 근거로 들며 ‘통상적인 업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노무현 정부 시절 2003~2008년에 모두 224건이 경찰로 내려 보내졌다. 청와대는 별건 자료를 내세우며 2007년 5월 23일 하루에만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부정입학 및 성추행 비리 등 4건이 경찰로 넘겨졌다는 것을 내세우며 현 정부의 ‘BH 하명’ 역시 통상적인 업무의 일환이라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감찰과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경찰로 ‘이첩’한 것과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로 ‘하명’한 것은 명백히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