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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들 “통일 최대 걸림돌은 중국”
건국대 통일인문학硏 설문
탈북자(脫北者)들은 ‘중국’을 ‘남북통일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나라’로 꼽고 있다. 전체 탈북자 10명 중 5명 가까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중국 다음으로 북한(33.9%), 미국(12.8%), 남한(2.8%) 순이었다. 중국을 북한의 제1의 동맹국으로 하고 있지만 남북통일에 있어서는 동맹이 아닌 주적국에 가깝다는 탈북자들의 인지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소는 탈북자 109명을 설문해 ‘탈북자의 분단의식과 통합적 가치’라는 주제의 논문을 2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중국의 반인도적 탈북자 정책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난민이 아닌, 경제적 이유로 국경을 넘은 ‘월경자(越境者)’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탈북자들은 북한으로 강제이송 되고 있다. 인권 보호는 뒷전이다.

탈북 후 남한에 입국하기 전 중국 체류생활 시 겪었던 어려움 때문에 반감을 키우기도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탈북자들은 또 통일이 안 되는 원인으론 ‘북한이 개혁ㆍ개방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36.7%)이란 답변을 가장 많이 했다. ‘외세 열강이 통일을 가로막아’(31.2%), ‘남과 북이 서로 적대시해’(28.4%), ‘남한이 미국편에서 북한을 봉쇄해’(3.7%) 등의 순이었다.

다만 탈북자들은 중국을 가장 호감도가 높은 국가로 꼽았다. 남ㆍ북한, 미국, 중국 4국 가운데 호감도는 북한이 44.6%로 가장 높았고 중국이 36.9%로 2위를 차지했다. 남ㆍ북한 양국 중에서도 북한은 86.2%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김종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은 “체제는 남한, 정서ㆍ문화적 측면에서는 북한을 지지하는 탈북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탈북자들은 고쳐야 할 점으로 북한 체제의 폐쇄성과 남한의 정서ㆍ문화적 부정성을, 서로 배워야 할 점으로는 남한의 개방성과 자유경쟁, 북한의 민족적 동포애와 집단주의를 꼽았다”고 말했다.

‘잘 산다고 다른 사람들을 멸시하는 태도’나 ‘외세 의존적 태도’, ‘약자를 보호하지 않는 극단적인 시장경제체제’ 등은 남한 측이 고쳐야 할 문화라고 탈북자들은 지적했다.

통일전망에 대해 탈북자 62.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통일을 위해서 ‘남북 간 민간교류와 경제협력’(64.2%) ‘남북 공동 번영 방안 마련 및 상호 신뢰성 회복’(63.3%)을 꼽았다.

통일인문학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남북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만남과 소통을 통해 통합적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통일 시 남북의 완충자 역할을 담당할 탈북자들이 남한에 대해 낮은 호감도와 적응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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