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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자유석 알고보니 입석
“이용시간 자유” 취지 불구
출퇴근 시간대만 북적북적
월요일에만 최대 3량 확대
탄력운영제 효과 의문

서울에서 직장이 있는 대전까지 출퇴근하는 김모(40) 씨. KTX 정기권을 구입한 김 씨는 최근 평상시와 같이 자유석 객실에 앉아 있었지만, 누군가 다가와 자기 자리라며 일어나 달라는 말을 들었다. 김 씨는 뒤늦게 객실 내부에 자유석 객실이 2량에서 1량으로 줄어들었다는 공지를 확인하고 대전까지 서서 가야 했다.

코레일이 지난해 12월부터 KTX 자유석 탄력운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석 자체가 사실상 ‘입석’이라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자유석을 구입하면 승차권에 표시된 앞뒤로 한 시간 이내에 있는 열차에 자유롭게 승차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석 운영 자체에 대한 효율성이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열차 시간에 늦으면 매표소에서 소정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승차권을 재발급받을 수 있고, 시간이 이르면 구매했던 표를 취소하고 시간이 앞선 열차를 이용하면 된다. 자유석을 구매한 승객이 언제 탑승할지 알 수 없고,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좌석보다 많은 표가 판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정기권 이용자들도 자유석을 이용해야 하다보니 KTX 객실 안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실제로 지난해 KTX의 연간 정기승차권 판매량은 6만4188건으로, 2010년의 4만9955건에 비해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X 정기권의 경우 토요일ㆍ일요일ㆍ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만 이용이 가능하며 일반석보다 최대 50%(청소년 60%)까지 저렴하지만, 자유석 객실에만 탑승할 수 있다.

코레일은 월요일 출근시간대에는 자유석을 최대 3량까지 확대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서울~대전 구간에 한해서 4개 열차에만 적용될 뿐이다. 다른 요일은 2량만 운영된다. 출퇴근 시간대 자유석 구매자와 정기승차권 구매자가 집중되는 경우, 3량으로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코레일이 정기권을 아무런 제한 없이 판매하고 있는 데다 정기권 판매와는 별도로 자유석에 대해서도 일반석 좌석의 80%까지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객차는 늘리지 않고 표만 팔고 있어 특히 월요일 아침 출근시간의 경우 승객들이 지나치게 몰리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이유이다. 자유석은 결국 자리를 자유롭게 선택한다는 의미(unreserved)가 아니라 탑승시간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지만 앉아갈 좌석은 없다(free)는 의미다.

승객들의 불편과 함께 불만이 치솟고 있지만, 티켓 가격은 지정석에 비해 할인율 5%에 불과하다.

일례로 서울에서 대구까지 편도 승차권 한 장의 가격은 3만8000원이다. 여기에서 5%를 할인하면 1900원이 싸진다. 지정석에 비해 자유석 이용자가 감수해야 하는 불편에 대해 경제적으로 과소평가됐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요일별, 시간대별 1~3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용자들의 수요를 예측해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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