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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독한 환멸뿐인…여성으로 산다는 것
‘디어 한나’ · ‘그녀가 떠날 때’
남성중심사회 폭력성 고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의 고단하고 험난한 삶의 행로를 그린 두 편의 영화가 29일 나란히 개봉했다. ‘디어 한나’(감독 패디 컨시딘)와 ‘그녀가 떠날 때’(감독 페오 알라다그)다. 남성 중심 사회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여성의 상처와 치유를 그렸다. 두 편 모두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고 인정받은 수작이다.

‘디어 한나’는 영국이 배경이고, ‘그녀가 떠날 때’는 터키계 독일 여성이 주인공, 터키와 독일이 무대다. 여성의 삶이 중심에 놓였지만 나긋나긋하게 속삭이거나 순진한 감상에 젖지 않는다. 벌겋게 단 도가니처럼 강렬한 이야기와 충격적인 결말을 장전했다. 무릇 영화란 먼저 스토리가 탄탄해야 하고 강렬한 반전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관객도 좋아할 만한 작품이다.

‘디어 한나’는 가진 것은 세상에 대한 적의와 분노뿐인 중년 남자와 폭력적인 남편 때문에 고통당하며 사는 중산층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녀가 떠날 때’

조셉(피터 뮬란)은 입만 열면 욕이고, 걸핏하면 싸움질인 사내다. 아내는 먹기만 하다가 당뇨병에 걸린 뚱뚱한 몸으로 죽었다. 홀로 남은 그는 오늘도 해 떨어지기 무섭게 술집에 죽치고 앉아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이 유일한 소일거리다.

그러다 우연히 자선가게의 자원봉사자인 중년 여인 한나를 만난다. 예의 저주와 악담을 퍼붓는 조셉에게 한나는 “기도해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적의와 냉소뿐이었던 그의 삶에도 점차 변화가 깃든다.

‘그녀가 떠날 때’는 터키계 독일 여성 우마이(시벨 케킬리 분)가 주인공이다. 이스탄불로 시집간 우마이의 결혼생활은 불행하다. 자신의 몸 위에서 욕정을 채우는 남편처럼 우마이의 삶은 환멸 뿐이다. 이로부터 벗어나고자 우마이는 어린 아들과 함께 고향 독일의 부모집으로 떠난다. 하지만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며 살아온 터키계 무슬림 가족은 우마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마이를 집안의 수치이자 모욕으로 여기는 가족은 그녀를 끔찍하게 단죄한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리고 논란의 여지가 있을 만큼 충격적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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