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낙찰가율은 전월대비 5.96% 증가, ‘경매 호기 ’
올 1분기 전국 아파트 경매물건 낙찰가율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4%p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 낙찰가율이 1%p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낙폭이 커진 것.
29일 법원경매정보 전문기업 부동산태인이 올해 1~3월 들어 법원경매에 나온 아파트 경매물건 1만2074개를 지난해 4분기(1만5163개) 물건과 비교분석한 결과 아파트 낙찰가율은 2011년 4분기 79.43%에서 올 1분기 75.22%로 4.21%p 내렸다.
이처럼 아파트 낙찰가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경매에 참여하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입찰전략이 보수적인 방향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저가 언저리에서 물건을 낙찰받지 못하면 실제 이익내기가 어렵다. 또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해당 물건 급매가보다 더 낮은 선에서 응찰가를 써내는 것이 최근 추세인 만큼 공격적인 입찰보다는 경매의 장점인 가격 메리트를 충분히 누리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같은 기간 관찰된 신건낙찰수와 고가낙찰수의 변동 추이에서도 감지된다.
신건낙찰수는 지난해 4분기 996개에서 올 1분기 600개로 39.76%(396개) 감소했다. 전체물건 대비 비율로 봐도 6.56%에서 4.96%로 1.6%p 줄어든 것이다.
신건낙찰은 경매에 처음 나온 물건에 대해 입찰희망자들이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응찰가를 써내 최종 낙찰된 케이스를 말한다. 이 케이스는 유찰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감정가가 파격적으로 낮지 않은 이상 가격적 메리트가 거의 없다.
아울러 유찰 횟수와 상관없이 최초 법원 감정가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은 경우를 의미하는 고가낙찰수 역시 지난해 4분기 1326개에서 올 1분기 819개로 38.23%(507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물건의 경우 가격적 메리트가 희박해서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물건은 투자나 실거주 등 목적과 상관없이 철저히 외면받고 있는 양상이다. 1년 전 80% 중반대를 넘나들던 낙찰가율을 생각해보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경매시장의 전반적 하락세 속에서도 올 1분기 아파트 물건 입찰경쟁률은 오히려 지난해 4분기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조사 기간 중 아파트 경매 입찰경쟁률은 4.65대 1(2011년 4/4분기)에서 5.39대 1(2012년 1/4분기)로 늘었다. 물건 1개 당 응찰자가 0.74명 늘어난 셈이다.
이는 아파트 물건이 낙찰가율 하락 등 냉각기를 겪고 있지만 수요는 꾸준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울러 낙찰가율이 떨어진 최근 시장상황을 적절히 활용하면 수익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호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올 1분기 아파트 낙찰가율을 월별로 살펴보면 2월 72.03%로 저점을 형성한 뒤 3월 들어서는 77.99%로 5.96%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낙찰가율 하락을 매수기회로 삼은 응찰자들이 이 달 들어 몰리면서 경쟁률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아파트 물건은 주거시설 중 선호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를 업고 낙찰받을 경우 다른 물건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실현 가능성이 높다”며 “저렴하게 낙찰받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물건의 진행 추이와 함께 해당 물건의 현재 시세를 모니터링하며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강주남 기자 @nk3507>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