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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지도’ 흔드는 안철수

“이젠 감당할 수 있다” 발언
정치참여 첫 공식 언급

박빙 승부 여야 파장 분석
전문가 “대선출마” 해석도


여야 간 초박빙 승부가 점쳐지는 4ㆍ11 총선을 불과 2주 앞두고 ‘안철수 변수’가 급부상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27일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만 있다면 설령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며 정치 참여 의사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지난 6개월간 물음표만 남겼던 안 원장은 이날 서울대 강연에서 “만약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거 하나는 확실하다. 특정한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치 행보까지 언급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날 안 원장의 발언을 대선 출사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 조작 의혹, 공천 잡음 등으로 민주통합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안 원장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열렸다”며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안 원장의 이날 발언과 향후 행보에 특히 주목하는 것은 4ㆍ11 총선의 성격과 무관치 않다.

이번 총선은 9개월 앞둔 대선의 풍향계이자 거대 양당의 유례 없는 초박빙 승부이면서도 이슈와 쟁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아 작은 변수와 돌발상황에도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안 원장의 정치 참여 발언 그 자체로 선거에 미칠 파장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선대위는 안 원장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안 원장의 정치 참여가) 새누리당에 유리할 것 같다고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면서 “정치권에 나온다면 좀 더 일찍 하루라도 빨리 입장 표명을 해서 정확한 검증을 받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지난해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를 고민하면서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며, 현 집권세력이 한국 사회에서 그 어떤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도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안 원장의 정치 참여가 야권에 불리할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안 원장이 이날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특정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겠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안 원장이 정치에 참여한다면 야당에 참여하는 것이 맞고 그게 정직한 것”이라면서도 “감나무 밑에서 입을 열고 기다리는 태도로 야당이 안철수 원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안 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직접적인 ‘정치 퍼포먼스’에 나설 것인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김 교수는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나온다는 가정하에 안 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대권에 나온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그러나 “안 원장이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를 위해) 이번 총선에서 일정 부분 거리를 둘 것이라고 본다”며 “안 원장의 관심은 총선에서 이어지는 대선 구도”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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