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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자유 위축 등 홍콩 내 ‘中입김’ 더 세질듯
친중국계 렁춘잉 신임 홍콩 특구장관 당선…양국 역학구도는
중국 정부가 낙점한 렁춘잉(梁振英ㆍ58·사진) 후보가 차기 홍콩특구 행정장관에 당선되면서 홍콩과 중국 간 관계가 더욱 밀접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홍콩 내 중국의 입김이 더 거세지고 정치와 언론 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어 렁 차기 행정장관은 치솟는 물가와 집값 등 경제적 난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긴장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홍콩 정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의장 출신인 렁 후보는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집권 이후 홍콩 시민은 지금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것이며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은 큰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안정 속에서 약간의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소득불균형, 고물가, 집값, 의료 등 당면문제를 시민과 함께 고민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통제하는 홍콩에 대한 여론의 불만과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당초 기업인 출신인 헨리 탕 후보를 지원했지만 그가 혼외정사, 호화주택 등 스캔들에 휘말리며 지지율이 급락하자 렁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렁 신임 장관은 홍콩 내에서도 대표적인 친중국계 인사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기간 그가 중국 공산당의 지하당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기업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홍콩경제를 좌우하는 재벌과 부동산 기업가들의 반감도 드높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선거 전에 아시아 최고 부호인 리카싱 청쿵실업 회장을 만나 기업들의 렁 후보 지원을 요청했으나 리 회장이 렁 후보의 반기업정책을 거론하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당일 투표장 밖에서도 중국이 지지하는 렁에 반대하기 위해 기권표를 던지자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당선된 렁춘잉 신임 장관은 중국의 꼭두각시라는 이미지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이 통제하는 선거에 대한 홍콩인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한편, 중국에서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면서 치솟는 주택가격과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도 그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공공주택 공급 등 포퓰리즘을 내세운 그의 대선 공약에 대한 기업인들의 반감을 어떻게 무마시키느냐도 해결 과제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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