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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흑의 900일 딛고 PGA 우승…황제의 ‘부활샷’
타이거 우즈 30개월만에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섹스스캔들 이후 부상·부진 딛고 재기 성공
‘Return of the King(왕의 귀환).’

구름갤러리가 ‘타이거’를 연호하며 뒤따르고, 붉은 티셔츠를 입은 골프황제가 활짝 웃는 모습. 골프팬들에게 익숙한 이 장면이 실로 오랜만에 연출됐다. 2009년 9월 이후 2년 반만에 다시 황제의 우승쇼가 시작됐다. ▶관련기사 30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7)가 길고 긴 부진과 부상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베이힐코스에서 끝난 미 PGA(남자프로골프)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로 8언더파를 기록한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을 5타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즈에게는 PGA투어 통산 72번째 우승이지만, 이번 숫자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온 우즈의 첫승이기 때문이다. 2009년 9월 BMW 챔피언십이후 30개월만의 PGA투어 우승이며,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이후 26개월만의 정규대회 우승이다. 지난해 12월 셰브론 월드 챌린지에서도 정상에 올랐지만 그 대회는 50명만 초청 출전하는 대회였다. BMW대회 이후로 계산하면 무려 108개 대회만의 우승이며, 900일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을 되돌려 보면 2009년 말, 세상을 놀라게 한 우즈의 섹스 스캔들은 그의 인생은 물론, 골프계에 쓰나미같은 충격을 몰고 왔다. 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에 ‘흑인 챔피언’ 시대를 열었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0년이 넘도록 1인자로 군림했던 우즈. 2009년 섹스 스캔들은 부와 명예, 그 모두를 앗아갔다. 섹스중독 치료, 아내 엘린과의 이혼, 부상 등 스포츠 스타로는 최악의 추락을 경험했다. 정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스윙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코치와 캐디도 바꿨다. 하지만 아이언샷은 좌우로 널을 뛰었고, 티샷과 아이언샷이 똑바로 가면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았다.

2009년 BMW대회와 두 달 뒤 호주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고통스런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우즈 자신도, 팬들도 예상치 못했다. 수차례의 부상과 부진, 차가운 여론과 팬들의 불편한 시선을 딛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그의 웃음은 비로소 편안해 보인다. 다시 부활한 황제가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는 마스터스에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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