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50 돌파 번번이 좌절…주범은
누적 설정액 1조원 넘는JP모간 등 5개 대형펀드
現지수대 부근 매수물량
2조대 차익실현 가시화
추가환매땐 매물폭탄 우려
코스피가 6거래일째 ‘마디’ 저항선인 2050 돌파를 시도 중이지만, 펀드환매에 막혀 번번이 좌절하고 있다. 특히 누적 설정액 1조원이 넘는 국내주식형 대형 펀드 5개가 지난해 코스피 2050 이상에서 빨아들인 자금이 2조원이 넘어, 당분간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최근 6거래일 동안 개인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3505억원과 9121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651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투신권의 매도 규모가 7038억원이므로, 투신만 아니었다면 나머지 기관은 매수 우위였던 셈이다.
2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지난해 코스피 2050 이상 구간(1월, 4~7월)에서 자금이 1000억원 넘게 유입된 펀드는 JP모간자산운용의 코리아트러스트, KB자산운용의 한국대표그룹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의 기업가치향상, KB운용의 밸류포커스, 삼성자산운용의 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등이다.
이들이 2050 이상에서 빨아들인 자금의 합계액만도 2조127억원에 달한다. JP모간 코리아트러스트 1조361억원, KB 한국대표그룹주 3022억원, 알리안츠 기업가치향상 2759억원, KB 밸류포커스 2486억원, 삼성 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1500억원 순이다.
자금이 빠져나가면 다른 유망 종목들을 더 이상 포트폴리오에 담기가 힘들어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특히 코스피 2050 부근에서 이들 펀드가 보유한 종목들 가운데 차익 실현이 가능한 종목 위주로 환매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연초 포트폴리오 기준 JP모간 코리아트러스트 펀드가 5.7% 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6.8% 담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연초 이후 21일 종가 기준 각각 40.7%, 22.8% 올랐다. 지수 상승에 따라 투자자들이 펀드를 추가 환매한다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차익실현의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
KB 한국대표그룹주 펀드가 8.2% 보유한 LG디스플레이(연초 이후 상승률 21.0%)와 3.2% 보유한 KB금융(20.2%), 알리안츠 기업가치향상 펀드가 4.5% 보유한 하이닉스(31.7%)와 1.8% 보유한 고려아연(25.2%) 등도 매물 후보 1순위다. 삼성 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펀드가 3.7% 보유한 호텔신라도 연초 이후 25.8%나 올랐다.
한편 자산운용사별로는 JP모간자산운용(1조361억원), KB자산운용(6347억원), 삼성자산운용(4735억원),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2160억원) 순으로 지난해 지수 2050 이상에서 유입된 자금이 많았다. 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 네비게이터, 한국의힘 펀드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펜던스 펀드 등 나머지 주요 대형 펀드들은 2050 이상에서 유입액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추가 지수 상승에 따른 환매 부담도 타사 대비 그만큼 적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