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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식구끼리 1·2위 경쟁…경쟁후보 어부지리 당선…분열의 방정식은 진행형
정치판에서 비슷한 성향의 후보 두 명이 양보하지 않은 채 경쟁 정당 후보와 겨룰 경우 유권자의 지지는 분산되고 2위쯤 하던 경쟁후보가 1위로 오르는 경우를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여당의 텃밭인 영남과 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당내 경쟁자가 떨어져 나가도 옛 식구끼리 1~2위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도권과 강원지역에서는 특정 정당 후보가 쪼개지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6대4로 앞서다가 4대3대3으로 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요즘엔 부산도 그렇다.

단일화 실패가 역사를 후퇴시킨 대표적인 예는 군복 벗은 군인 노태우와 겨루던 민주세력 김영삼-김대중의 독자출마에 따른 패배다.

17대 국회 때 한나라당이 최거훈 후보를 공천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한 박종웅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바람에, 당시 여론조사 1위였던 조경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개표결과는 당선자 조 후보는 3만6614표, 최 후보는 3만4607표, 박 후보는 1만4036표였다. 탄력을 받은 조 후보는 그 후 승승장구하며 현재 3선을 낙관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지방선거 때 강북에선 유일하게 구청장을 빼앗긴 서울 중랑갑의 경우 유정현 의원이 여론조사 우위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 김정 후보에게 공천에서 밀린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는데, 민주당의 서영교 후보는 호재를 만난 셈이 됐다.

새누리당이 부산 민심을 회복하던 와중에 해운대 기장을에 안경률 의원이, 부산 수영에 박형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무소속 출마 움직임을 보이면서 ‘당선권 51%’에 부담을 느끼던 민주당 유창렬ㆍ허진호 후보가 35%로 당선 가능선을 낮출 수 있게 됐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공천전쟁이 끝나면 선거운동 시간의 절반 이상을 낙천자 달래기에 써야 했다”고 회고하면서 접전지에서의 ‘분열 방정식’ 결과는 패배라는 공식을 재확인했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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