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말바꾸기 논란속 자칫 보혁대결로
③ 심판론 vs 친노부활
새누리 텃밭 부산 승패따라 대선까지 영향
④ 영·호남 지역주의
TK박근혜 PK문재인 바람속 호남 홀대론
⑤미묘한 세대별 대결
박원순때처럼 2040영향력 재연 최대관심
지난 주말을 고비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의 공천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4ㆍ11 총선을 향한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이번 총선은 오는 12월 대선의 전초전인 데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복지논쟁 등 ‘성장과 분배’를 키워드로 하는 2013년 체제를 구축하는 시금석이어서 어느 때보다 불꽃 튀는 승부가 예상된다.
여야가 각각 ‘미래 권력’과 ‘정권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은 가운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에 따른 ‘북풍(北風)’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및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여론 추이, 영ㆍ호남 지역주의 득세, 세대별 정치적 입장 차 등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시계 제로’ 북풍(北風)=북한이 예고한 ‘미사일 쇼’가 4월 총선 구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1단계 추진체가 변산반도 등 우리 영해나 영토에 떨어질 경우, 표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여야는 유불리에 신중한 입장. 2010년 6ㆍ2 지방선거 직전 터진 천안함 사태를 야당이 ‘1번 전쟁, 2번 평화’라는 구호를 이용, ‘북풍=여당 우세’라는 과거의 통념을 뒤집었던 경험 때문이다.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인구 구성을 감안할 때 (여권에서) 북풍을 과도하게 부각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천안함 사태를 봤을 때, (북풍) 자체가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내 탈북자 강제 북송, 제주 해군기지 등 최근 우리 사회 다른 안보 이슈들과 북한 미사일이 맞물릴 경우 ‘신(新)북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내놨다.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이 지난 주말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하면서 4ㆍ11 총선 승리를 향한 대장정에 돌입한 가운데, 19대 국회의 새 주인을 기다리는 의원 배지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
▶‘뜨거운 감자’ FTAㆍ해군기지=한ㆍ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 이슈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총선 최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특히 한ㆍ미 FTA의 폐기를 주도하는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협상의 주역인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서울 강남을에서 ‘FTA 대전’을 치르게 돼 전국적인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군기지 건설은 지역구인 제주에서는 민주당이 여론의 등을 업고 있지만, 전국적인 민심에서는 새누리당의 지지세력인 보수층의 결집을 유도하는 양상이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민주당 지도부의 ‘말바꾸기’ 등을 역공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FTA와 제주 해군기지를 주요 이슈로 만들어가고 있다”면서도 “(워낙 여론 분열이 심한 이슈여서) 꼭 새누리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권 심판 vs 친노 부활=민주당은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ㆍ경남(PK) 지역에 친노 인사 다수를 단수 후보로 파격 공천, 이번 선거를 ‘MB정권 심판론’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폐족’이라 자처했던 친노 인사들의 부활에 대해 ‘나라를 망쳤던 인사들이 득세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명박 정부하에서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김태호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자처하는 김경수 후보가 맞붙은 김해을 지역이 경남권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김 의원이 ‘노풍’을 잠재울지, 김 후보가 ‘돌풍의 핵’으로 떠오를지 관심이다.
▶2040 vs 50대 이상=2040세대로 대표되는 청ㆍ장년층과 50대 이상 중년층의 다른 표심은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 여야 정당의 전통적 텃밭이 흔들리는 가운데,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가 더해진다면 예상 답안은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퇴근길 2040 직장인의 투표가 박원순 시장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2040세대는 민주당, 50대 이상에서는 새누리당 지지 성향이 뚜렷하다. 특히 서울이나 부산과 같은 야당의 바람이 거센 지역일수록,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이 관건이다. 여야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는 격전지도 젊은층과 중년층의 표심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호·홍석희·김윤희 기자/choijh@heraldcorp.com